추형욱 SKE&S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상환전환우선주를 좋은 조건으로 발행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수소사업을 펼칠 수 있을까?

추 사장은 대규모 수소사업 투자를 앞두고 있는데 성공적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한 재원 조달과 재무 건전성 높이기가 첫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E&S 상환전환우선주 성공적 발행하나, 추형욱 수소 투자 첫 단추

▲ 추형욱 SKE&S 공동대표이사 사장.


2일 투자은행(BI)업계에 따르면 SKE&S는 9월 안으로 2조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투자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SKE&S는 7월부터 상환전환우선주를 인수할 투자자를 찾아왔고 현재 적격예비후보로 국내외 사모펀드 4곳을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환전환우선주는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있는 '종류주식(보통주와 다른 주식)'을 말한다.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과정에서 액면가와 발행가 차이로 SKE&S가 손에 쥘 수 있는 자금이 결정된다.

이에 추 사장은 높은 발행가를 위해 수소사업의 가능성과 성장성을 놓고 투자자를 설득하는 일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E&S는 이번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재무구조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E&S는 이번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에서 상환권 행사시점에 상환 여부에 관한 최종 결정권을 지닌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상환권 행사 결정권이 발행회사에 있을 때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SKE&S 재무구조를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SKE&S 관계자는 “미래 투자자금 확보와 재무건전성 제고 등을 고려해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 사장이 SK그룹 수소사업 선봉에 서 투자를 늘려나갈 가능성이 큰 만큼 건전한 재무구조를 먼저 갖추는 것이 투자체력 확보에도 중요하다.

추 사장은 지난해 말 출범한 SK그룹 수소사업 전담조직 ‘수소사업추진단’의 단장을 겸하고 있다. 동시에 SKE&S도 그룹 수소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수소생산을 전담하는 핵심역할을 맡고 있다.

SK그룹은 2025년까지 18조 원을 투자해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가운데 구체적으로 SKE&S의 예정 투자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추 사장과 SKE&S의 역할을 고려하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 사장은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하는 과제에 안고 있다.

SKE&S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회사 재무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 악화했다. 특히 SKE&S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9년 말 151.7%에서 2020년 말 185.7%로 올랐고 올해 상반기에는 207.8%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 순차입금 의존도,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과 순차입금 규모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현승희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5월 SKE&S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낮추며 “SK그룹이 수소생태계 가치사슬 확장정책을 바탕으로 수소사업 관련 추가투자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부담 확대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SKE&S 대표에 오른 추 사장이 재무솜씨를 발휘해야 할 필요가 커진 것이다.

추 사장은 2018년 임원에 오른 뒤 3년 만인 올해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해 유정준 부회장과 공동대표이사로 SKE&S를 이끌고 있다.

추 사장은 1974년 태어나 인하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주사 SK에서 포트폴리오4실 실장, 투자2센터 임원, 투자1센터장을 거친 재무 전문가로 평가된다.

재계에서는 추 사장이 향후 경영능력을 입증하면 SKE&S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부회장으로 승진한 유 부회장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추 사장은 앞으로 SKE&S가 수소사업에 선봉에 설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악화하기 시작한 재무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역량을 보일 수 있다.

SKE&S는 1일 ‘2021년 SKE&S 미디어데이’를 열고 수소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친환경사업 등 4대 핵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025년까지 액화수소 3만 톤과 블루수소 25만 톤 등 매년 28만 톤에 이르는 수소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여 개를 설치해 수소 유통사업 기반도 다지기로 했다.

SKE&S는 SK와 함께 올해 초 각각 8천억 원씩 1조6천억 원을 넣어 글로벌 수소 전문기업인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 지분 10%를 확보하며 수소사업을 본격화했다.

추 사장은 미디어데이에서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치밀한 준비와 충실한 실행을 통해 생태계의 일원이 돼 에너지전환 시대를 준비하는 ‘글로벌 메이저 친환경에너지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