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회사들이 비대면 판매채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플랫폼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플랫폼 판매채널의 영향력이 커져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만큼 손해보험사들이 자체 디지털 전환 노력에 속도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도 카카오톡으로 선물하는 시대, 보험사 디지털 전환 다급해져

▲ 30일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현재 DB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연대해상, 삼성화재, AIG손해보험이 카카오톡 선물하기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 갈무리.>








30일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현재 DB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연대해상, 삼성화재, AIG손해보험이 카카오톡 선물하기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복잡한 대면계약이나 새로운 앱(애플리케이션)설치 없이 대중화된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보험 가입이 가능해진 것이다.

애초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불가능했지만 2020년 하반기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통한 보험 구입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가능해졌다.

'보험 선물하기' 출시 1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는 기존 보험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플랫폼기업을 통해 판매하는 보험상품군이 늘어나고 영향력이 커진다면 판매채널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판매되는 보험은 손해보험사 주력상품인 장기보험이 아닌 생활과 밀접한 소액보험상품 위주다"며 "이 때문에 당장 위협이 된다거나 판매채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플랫폼기업이 어디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대면채널 영업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 채널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플랫폼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19일 카카오페이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전용 암보험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은 DB손해보험이 금융플랫폼과 첫 번째로 제휴해 내놓는 암보험이다. 가사도우미 지원 프로그램이 포함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DB손해보험은 장기보험 계약체결시스템에 오픈 API(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적용해 금융 플랫폼과 제휴모델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밖에 악사손해보험은 디지털헬스케어기업 에임메드와 손잡고 기존 2종 건강보험(생활비받는건강보험·초간편고지건강보험) 가입자에만 제공했던 ‘건강검진 우대예약서비스’를 전체 가입고객 대상으로 확대했다.

건강검진 우대예약서비스는 전국 90여 개 종합병원 및 검진센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간편한 검진예약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7월 대출비교 핀테크기업 핀다와 손잡고 전용상품 '내 집 지키는 보험'을 출시했다.

향후 비대면 영업채널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험사들의 플랫폼 협업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근본적으로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디지털 전환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30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 추이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나 코로나19의 반사효과로 나타난 수익성 개선은 지속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대면영업의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며 "보험산업은 근본적 체질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짚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