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철 바이오리더스 대표이사가 먹는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보유하고 있는 유산균 신약 개발 플랫폼기술을 활용해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후보물질뿐만 아니라 플랫폼의 가치도 재평가받는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리더스 먹는 자궁경부전암 신약 진전, 박영철 플랫폼도 키워

▲ 박영철 바이오리더스 대표.



27일 바이오리더스에 따르면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후보물질 ‘BLS-M07’의 국내 임상2상시험을 마치고 10월에 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바이오리더스는 1999년에 설립돼 2016년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유산균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BLS-M07은 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표적으로 한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2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임상시험은 자궁경부전암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여성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되면 자궁경부상피이형증 1~3기를 거쳐 암으로 발병하는데 2, 3기는 일반적으로 자궁경부전암으로 불린다. 자궁경부전암에서 상태가 악화하면 자궁경부암이 된다.

자궁경부전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가 다른 조직으로 퍼지지 않고 자궁경부에 머무르며 이형세포를 만들어내는 암이다. 세계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 가운데 2번째로 발병률이 높은데 아직까지 치료제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자궁경부전암 환자 수는 약 810만 명으로 추정된다. 환자 수를 기준으로 추정된 시장규모는 2022년 약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박 대표는 경쟁회사인 이노바이오와 제넥신 등이 개발하고 있는 자궁경부전암 치료제는 주사제형이라 환자가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등 투약 편의성이 낮지만 BLS-M07은 먹는 치료제로 개발돼 집에서도 투약할 수 있어 시장 경쟁력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오리더스는 BLS-M07의 임상1상시험 결과 대상 자궁경부전암 환자의 75%에서 치료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BLS-M07에 바이오리더스의 자체적 유산균 신약 개발 플랫폼인 ‘뮤코맥스’를 도입했다.

뮤코맥스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특정 항원(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유산균 표면에 발현하는 기술이다. 유산균을 기반으로 한 먹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 해준다.

바이오리더스는 뮤코맥스로 개발한 신약이 항원 발현 유산균을 먹어 인체에서 항체를 많이 유도해 병원체 표적을 중화 또는 제거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바이오리더스의 먹는 자궁경부암 치료제의 임상2상시험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발표된다면 뮤코맥스 플랫폼의 가치까지도 재평가될 것으로 바라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같은 기전은 아니지만 먹는 인슐린 신약을 개발하는 이스라엘 제약회사 오라메드는 먹는 인슐린 신약 임상2상시험의 톱라인 발표에서 세부 데이터와 임상3상시험 진입을 발표해 시가총액이 약 500억 원에서 1200억 원으로 높아졌다”며 “바이오리더스가 임상2상시험에서 효능을 확인한 데이터를 발표한다면 BLS-M07과 뮤코맥스의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이오리더스는 올해 4분기 안으로 임상3상시험의 승인을 식약처에 신청할 계획도 세웠다. 

바이오리더스는 앞서 2020년 8월에 450억 원 규모, 2021년 2월에 23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BLS-M07의 임상3상시험 진입을 위한 자금을 미리 확보해뒀다.

박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뮤코맥스는 유산균을 이용해 바이오신약을 만드는 기술로 표적 항원에 따라 적응증을 확장할 수 있고 먹는 제제 개발로 복용 편의성도 높이는 기술이다”며 “BLS-M07에 뮤코맥스 기술을 적용했는데 이 의약품이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면 뮤코맥스 플랫폼의 확장성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대우그룹 해외사업담당부서에서 일했다. 

대우그룹이 해체된 뒤 2009년 TCM생명과학의 전신인 한국티씨엠을 설립한 뒤 2017년에 바이오리더스를 인수했다. 현재 박 대표는 바이오리더스의 주식 224만4268주(8.19%)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