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후보로 오경미(52·사법연수원 25기)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고법판사가 선정됐다. 9월 퇴임하는 이기택 대법관 후임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1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법관후보추천위가 추천한 신임 대법관 후보 3명 가운데 오 판사의 임명을 제청했다고 대법원은 전했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오 판사와 손봉기(55·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하명호(52·22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3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대법원은 "오 판사는 사법부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 의지,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에 관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자질을 갖췄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 폭넓은 법률 지식 등을 겸비했다"고 말했다.
오 판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관에 임명되면 여성 대법관은 역대 최다인 4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13명의 대법관 가운데 여성은 박정화·민유숙·노정희 등 3명이다.
오 판사는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그는 서울고법, 광주고법 등에서 판사 생활을 했고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지냈다. 특히 오 판사는 고법 부장판사를 거치지 않고 대법관에 오르는 첫 현직판사가 된다.
오 판사는 양성애자라는 이유로 체포 등 위협을 받다가 한국에 입국한 우간다 여성의 난민지위 소송에서 난민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학내 집단 따돌림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중생사건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가해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도 주목을 받았다.
화학약품 운반선에서 일한 항해사의 두드러기 증상이 직무상 질병이라고 인정해 화학약품 운반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20년 전북지방변호사회의 법관 평가에서 우수법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 판사는 N번방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 연구를 위해 '현대사회와 성범죄연구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문 대통령이 오 판사에 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대법관 후임 인선절차가 본격 시작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까지 통상 한 달 정도 걸린다.
이기택 대법관 후임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는 마지막 대법관이자 10번째 대법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