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모바일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S21 시리즈에 처음 적용한 충전기 및 유선이어폰 제외정책을 8월 출시 예정된 갤럭시Z폴드3 등 신제품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출시 당시 “‘덜어내는 것’의 가치에 집중해 패키지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거하며 경량화에 나섰다”며 “점차 환경을 고려한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프리미엄 제품에도 구성품 경량화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ESG경영기조와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세계적 대세가 되고 있는 ESG경영에 발맞춰 다양한 친환경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유럽·중국 지역의 모든 사업장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했다. 또 태양광전지가 탑재된 리모컨을 도입했고 사용자가 재활용할 수 있는 포장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사업장에 경유차량 출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도 이런 친환경정책에 한몫하고 있다. 모든 스마트폰 포장재에 지속가능 인증을 받은 종이를 적용하는 한편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스마트폰 개발 등을 모색하는 중이다.
노태문 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낸 기고문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제품 수명을 늘리고 친환경 포장소재 사용을 확대하고 환경 친화적 제품과 액세서리를 개발함으로써 제품 주기의 전 과정이 순환경제로 전환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갤럭시Z폴드3에서도 충전기와 유선이어폰이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모바일기기와 함께 제공되는 충전기 및 유선이어폰은 전자폐기물을 늘리는 주범으로 알려졌다. 유엔에 따르면 2019년 세계 전자폐기물은 5360만 톤 규모로 5년 전보다 21% 늘었고 폐기물 재활용률은 17.4%에 그쳤다.
글로벌 모바일기업 애플도 이런 전자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충전기와 유선이어폰을 빼기 시작했다. IT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애플은 충전기를 제외하면서 구리와 주석, 아연 채광을 86만1천 톤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폴더블 스마트폰 구성품을 줄이는 일은 원가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2는 최초 출고가격이 239만8천 원에 이르렀다. 시장에 있는 대부분의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훨씬 비싼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가장 비싼 스마트폰이다”며 “높은 가격은 회사가 많은 물량을 판매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이미 많이 보급된 충전기와 유선이어폰을 폴더블 스마트폰에 넣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프리미엄 제품인데도 구성품을 줄인다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앞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21에서 충전기 및 유선이어폰을 제외했을 때 애플을 따라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노태문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가격 절감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지난해 기고문을 통해 “앞으로도 폴더블 카테고리 대중화를 위해 폴더블 라인업을 더욱 확대하고 다양한 폴더블 사용성을 소개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갤럭시노트20울트라의 경우 전체 원가 548.9달러 가운데 36달러가 충전기 및 유선이어폰, S펜과 같은 구성품의 가격으로 추산됐다.
이런 구성품의 제외는 스마트폰 가격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모바일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3에서 폴더블 최초로 지원되는 S펜을 별도 판매해 S펜을 원하지 않는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전자는 최근 이동통신사에 갤럭시Z폴드3의 가격을 199만 원대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Z폴드2 가격인 239만8천원보다 40만 원가량 저렴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