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개인형퇴직연금(IRP)시장에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높은 수익률과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앞세우자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로고. |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 모두 6월 말까지 개인형퇴직연금 신규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포인트나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며 고객 지키기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6월 말까지 '2021 연금꽃길 개인형IRP 고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개인형퇴직연금 신규 가입고객 또는 계좌이체 고객 전원에게 모바일쿠폰을 제공한다. 지난해 상반기 실시한 이벤트와 비교해 혜택대상이 늘어났고 경품혜택도 커졌다.
하나은행은 'IRP 하나로 가즈아' 이벤트를 열고 추첨을 통해 1500명에게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하나머니 포인트를 제공한다. 신규가입 고객은 최대 5천 포인트, 계약 이전의 고객은 최대 1만 포인트까지 지급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이달 말까지 신규·자동이체 등록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상품권과 경품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개인형퇴직연금은 대표적 절세상품으로 연간 700만 원 을 납입하면 최대 115만5천 원까지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지난해부터는 만50세 이상에게 세액공제 한도가 최대 900만 원으로 확대돼 연간 최대 148만5천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노후대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형퇴직연금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개인형퇴직연금 적립금은 34조4천억 원으로 2019년보다 3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은행의 적립금은 23조8555억 원으로 전체의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 적립금은 7조5485억 원으로 은행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아직까지 전통적으로 연금시장에 강세를 보여왔던 은행이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전년 대비 성장세는 증권(48.7%)이 은행(36%)을 웃돈다.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의 개인형퇴직연금 수익률이 6.58%로 은행(3.50%), 생명보험사(2.96%), 손해보험사(2.24%) 등과 비교해 높았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주요 증권사들이 개인형퇴직연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카드를 꺼내들면서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4월 삼성증권이 국내 최초로 퇴직금과 개인 납입금에 대한 IRP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상품을 내놓은 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줄지어 수수료 면제 행렬에 뛰어들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 아직 수수료 면제 카드를 꺼내 들지 않은 곳들도 내부검토를 거치고 있어 조만간 대부분 증권사가 개인형퇴직연금 수수료를 무료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