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1-06-02 16: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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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기금이 5월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월간 순매수를 했다. 1년 만에 나타난 월간기준 순매수다.
자산비중을 맞추기 위한 기계적 순매도가 끝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홈쇼핑 관련주의 비중증가와 2차전지 비중축소 등 변화된 투자흐름이 눈에 띈다.
▲ 국민연금공단 로고.
2일 한국거래소의 공시 내용을 보면 연기금 등은 5월 중에 코스피, 코스닥시장에서 605억9500만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월간기준으로 2020년 5월에 4713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지 1년 만에 국내주식을 순매수한 것이다.
국민연금이 4월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3.0%포인트를 늘린 뒤 올해 말까지 국내주식 비중이 19.8%범위 안에서 허용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연기금 등의 순매도 규모는 1월에는 8조4058억 원까지 늘었다가 직전 달인 4월에도 2조6865억 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3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비중은 20.5%다.
당장 급하게 국내주식 보유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이 줄어든 만큼 5월에는 비교적 유연한 투자전략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026년까지 국내주식을 14.5%까지 줄인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해 뒀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순매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일반적 시선이다.
국민연금은 5월 중에 순매수로 투자방향을 전환하면서 큰 틀에서는 기존의 전략을 이어갔지만 일부 종목에서는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연기금 등의 5월 순매수 종목을 보면 거래대금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1777억775만 원, 현대차 1238억7918만 원, 대한항공 1219억9501만 원, CJ제일제당 956억498만 원, 호텔신라 896억4869만 원, 기아 823억8719만 원, 에쓰오일 816억920만 원 등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올해 4월까지 순매도 움직임을 보일 때도 경기상승을 예상하고 꾸준히 담아오던 종목의 매수세는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5월 중에 비대면소비 관련 주식의 비중을 늘린 점은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주식 보유상황 공시를 통해 5월 중 신세계아이앤씨의 지분 10.24%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신세계그룹의 정보기술(IT) 관리 및 유지보수를 맡은 시스템통합(SI) 기업이다. 신세계그룹은 무인점포, 스마트 물류 도입 등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현대홈쇼핑 주식도 기존 10% 이하에서 10.06%로 보유비중을 높이기도 했다.
반면 2차전지와 관련된 화학주, 반도체주의 비중축소는 기존과 다른 투자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국민연금은 5월 중에 포스코케미칼 주식을 기존 5.62%에서 5.42%로, LG화학 주식을 기존 9.15%에서 8.15%로 보유비중을 낮췄다.
반도체주도 원익머티리얼즈 주식을 10.09%에서 9.89%, 삼화콘덴서공업 주식은 10.76%에서 9.98%, 삼성전기 주식은 10.29%에서 9.59% 등으로 비중을 줄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