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식품사업의 영업이익률을 높이며 재무 전문가로서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최 대표가 CJ그룹 핵심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오랜 과제인 수익성 개선에서 성과를 이어간다면 그룹 안에서 입지도 더 탄탄해질 수 있다.
11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최 대표가 지난해 말 CJ제일제당에 오른 뒤 올해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아 기분 좋게 출발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1분기에 매출 3조6711억 원, 영업이익 3423억 원(CJ대한통운 실적 제외)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매출은 5.4%, 영업이익은 55.5% 증가했다.
특히 식품사업에서 영업이익률이 크게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식품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7.6%로 2020년 1분기보다 2.5%포인트 높아졌다.
CJ제일제당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하면서 최 대표가 재무 전문가로서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CJ제일제당이 2016년 이후 식품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률 하락흐름을 이어오면서 수익성 개선은 최 대표의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식품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2016년 1분기 10.2%에서 2017년 1분기 7.5%, 2018년 1분기 8.9%, 2019년 1분기 5.9%, 2020년 1분기 5.1%로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최 대표는 비효율 마케팅 정리, 온라인채널 공략, 수익성 중심 제품포트폴리오 구축 등을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올해 1분기에 판매촉진비로 371억 원을 썼다. 1년 전보다 18억 원 줄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출혈 경쟁을 피하고 수익이 낮은 제품의 마케팅을 줄이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며 “수익성 높은 제품에 한정된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채널을 통한 가공식품 판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통단계가 적어 마진율이 높은 온라인채널에서 매출비중을 더 늘린다면 수익성 개선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가공식품 매출 8570억 원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온라인채널 비중이 12%를 차지했다. 온라인 매출 증가율은 21%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실적발표 자료에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일부 제품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효율적 비용 집행, 디지털 채널로 전환, 연구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3분기부터 진행하고 있는 취급품목 효율화 작업도 이어간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019년 말부터 2020년 말까지 수익성이 낮은 1천 개 품목을 정리했다”며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제품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1분기에 이어 올해 CJ제일제당의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다면 CJ그룹 안에서 입지도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최 대표가 CJ그룹에서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CJ제일제당이 처음이다.
최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활동하다 2004년 CJ 사업2팀장으로 CJ그룹에 합류했다.
2011년 CJ그룹이 CJ대한통운을 인수할 때 재무분야에서 실력을 보여 주목을 받았고 2018년 임원인사로 CJ 총괄부사장 대열에 합류하면서 그룹에서 입지를 키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