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의 반도체회의에 중국 기업들이 초청받지 못한 것을 놓고 미국이 악의적으로 중국을 배제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즈는 11일 전자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거의 모든 하이테크기업이 글로벌 반도체 부족의 주요 이해관계자임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회의에 초청받지 않았다”며 “미국이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중국을 배제하려는 악의적 목표가 드러난 것이다”고 보도했다.
▲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공장. <삼성전자>
글로벌타임즈는 “미국이 회의에서 글로벌 반도체 수급망을 통제하고 미국 기업으로 공급을 끌어올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며 “백악관은 반도체를 중국의 기술력 상승을 억제하는 무기이자 무역협상의 핵심으로 간주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월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부품의 미국 내 조달망을 검토하도록 지시하는 등 다른 나라를 향한 미국의 부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즈는 이런 조치가 역효과를 내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반도체는 생산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밸류체인의 여러 부분에서 긴밀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므로 중국 기업들을 제외하면 산업군 전체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현재 진행 중인 반도체 수급난의 일부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체제에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탓으로 돌렸다.
베이징의 산업 분석가 마지화는 “무역분쟁 당시 반도체 제조사들은 공급 불확실성이 높아져 연구개발(R&D)투자를 중단했다”며 “이로 인해 글로벌시장에서 반도체 생산이 지연되고 수급난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마 분석가는 “미국이 이번에도 중국을 배제한다면 관련 글로벌 기업들은 다시 정치적 고려에 따라 한 쪽의 편을 들어야 한다”며 “일부는 중국과 미국의 주도권 싸움에서 이익을 저울질하기 위해 투자를 보류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글로벌타임즈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45%가량을 차지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