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코로나19로 어려웠던 해외사업을 회복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은 해외부문에서 무리한 공격적 수주보다는 기존 주력시장에 집중하며 안정적 성과를 바라보고 있다.
 
쌍용건설 해외부진 탈출구는 싱가포르, 김석준 동남아로 확대 길 잡아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


26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주력시장인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토목공사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서 입찰을 진행하고 있는 3조2천억 원 규모의 도심지하철 크로스 아일랜드라인 6개 공구 수주에 우선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쌍용건설은 크로스 아일랜드라인 수주를 위해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3개 공구는 쌍용건설이 51%, 현대건설이 49%의 지분을 지니고 나머지 3개 공구는 쌍용건설이 49%, 현대건설이 51%의 지분을 갖는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서 크로스 아일랜드라인 6개 공구 프로젝트 외에도 건축분야에서 3건의 프로젝트를 더 노리고 있다.

쌍용건설은 현재 해외사업에서 사전심사를 통과하고 입찰을 기다리고 있는 프로젝트가 33건에 걸쳐 18조 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 33개의 프로젝트 가운데 27.3%인 9개의 프로젝트를 싱가포르에서만 진행하는 것이다.

쌍용건설에게 싱가포르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쌍용건설은 1980년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하며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쌍용건설은 1991년 래플즈호텔, 1999년 캐피탈스퀘어빌딩 샵하우스 등의 리모델링 사업을 따내며 싱가포르에서 기반을 다졌고 2007년 싱가포르의 상징으로 불리는 마리나베이 샌즈호텔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2008년에는 대규모 토목 프로젝트인 마리나 해안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며 토목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쌍용건설은 2016년에 지하철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308공구를 수주했고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보건부에서 발주한 미래형 종합병원 공사를 따내며 꾸준히 싱가포르 시장에 공을 들여 왔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 건설청 건설 대상, 싱가포르 안전대상 대상, 싱가포르 건설대상 시공부문 대상, 싱가포르 건설청 BIM AWARDS 2015 기업부문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싱가포르 수주를 발판으로 지난해 코로나19로 미진했던 해외부문을 완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해외매출 비중이 40% 정도로 높은데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건설 실적이 좋지 못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수주가 다른 프로젝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로 제한된 토지에 공사를 해야하는 만큼 발주처의 요구가 까다로워 싱가포르에서 이뤄낸 시공실적 자체가 해외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된다. 

김 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서서히 벗어나 해외건설의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해외매출의 비중을 크게 줄이지 않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쌍용건설은 올해 국내에서 1조7천억 원, 해외에서 8천억 원을 수주하겠다는 경영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부문이 부진했기 때문에 수주목표를 많이 줄여잡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해외비중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김 회장은 주력했던 싱가포르에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이어서 인근 동남아시아시장으로도 발을 넓히겠다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고급 건축공사와 함께 해외차관으로 발주되는 공공 인프라 공사에도 선별적으로 참여한다. 

베트남은 부동산경기 회복으로 인프라 발주가 재개되기 시작하고 있는데 우량 발주처 공사 중심으로 수주한다는 계획을 잡았고 태국에서는 전략적 파트너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지원하고 교류를 증진할 목적으로 설치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안정적 공적기금이 활용되는 동남아 등지에서도 입찰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현재 쌍용건설은 해외 선진시장에서 세계 건설사들과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해외부문에서 그동안 체득한 경험과 기량을 발휘하여 기필코 수익 재창출을 이뤄낼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