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실거래 정보를 공개해 "2·4 공급대책 이후 서울의 아파트 거래 가운데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건수는 1월 18%(전체 2441건 가운데 493건)에 불과했으나 2월 24.9%(1669건 가운데 415건)로 늘어났고 3월에는 17일까지 38.8%(281건 가운데 109건)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전역에서 가격이 내린 단지가 확인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3월2일 23억2천만 원(6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일인 2월24일에 24억5천만 원(6층)으로 거래된 것보다 1억3천만 원 낮은 값에 거래됐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9.1㎡도 3월6일 31억5천만 원(32층)에 매매되며 직전 거래인 전달 3일 35억원(11층)과 비교해 3억5천만 원 내렸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5차e편한세상 158.2㎡은 3월3일 18억3천만원(7층)에 거래돼 1월20일 20억 원(2층)보다 1억7천만 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강남권 다음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이나 중저가 단지가 많은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금관구'(금천구·관악구·구로구) 등 외곽 지역에서도 가격이 낮아진 거래가 많았다.

용산구 문배동 용산KCC웰츠타워 84.0㎡는 3월8일 지난해 말 12억2500만 원보다 가격이 1억6500만 원 떨어진 10억6천만 원(14층)에 매매됐다.

성동구 행당동 행당한진타운 114.6㎡는 3월2일 14억3천만 원(13층)에 거래되며 2월21일 14억7천만 원(9층)보다 4천만 원 낮은 값에 거래됐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차(고층) 45.9㎡도 3월12일 5억5천만 원(12층)에 거래돼 1월27일 6억2천만 원(13층)보다 7천만 원 내려갔다.

강북구 미아동 에스케이북한산시티 84.8㎡는 2월15일 7억6700만 원(17층)에서 3월6일 7억3천만원(14층)으로 내렸고 구로구 오류동 경남아너스빌 84.9㎡는 2월4일 7억7200만 원(17층)에 거래된 후 3월2일 7억4700만 원(20층)에 매매가 이뤄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조사에서 서울의 아파트값은 2·4 대책 발표 직전인 2월 첫째 주에 0.1% 오른 후 6주 연속으로 상승폭이 둔화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도 이달 들어 진정되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부의 잇따른 공급대책으로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매수심리가 안정되며 집값도 안정세로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KB 부동산의 매수우위지수는 3월 첫째 주 96.2로 올해 들어 처음 100 아래로 떨어진 후 둘째 주 90.3, 셋째 주 82.4로 3주 연속 100 미만을 보였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넘기면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은 서울 아파트 매물이 4만6219건으로 나타나 지난달과 비교해 14.3%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도봉구(24.4%)의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동대문구(22.7%), 노원구(22.1%), 서대문구(21.8%), 은평구(19.4%), 관악구(18.3%)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4주택공급대책으로 매수심리가 꺾이고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승,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까지 가시화하면서 매수우위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며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매도를 고민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