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윤 씨젠 대표이사가 주가를 둘러싼 개인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앞세워 매출 1조 원대 기업으로 키웠지만 개인주주들은 씨젠 주가가 너무 낮다고 불만을 품고 있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씨젠이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천종윤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건을 처리하려고 하지만 개인주주들이 이 안건을 부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천 대표의 임기만료(3월27일)를 앞두고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 있다.
씨젠은 개인주주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반영하며 주주들의 성난 마음을 진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씨젠은 9일 이사회를 열고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기별 배당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한다는 안건을 다루기로 했다. 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에 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안건 모두 개인주주들이 요구해 온 것이다.
씨젠은 현금배당도 2019년도 1주당 100원이었으나 2020년도에는 1500원으로 대폭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성난 개인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씨젠 개인주주들은 씨젠주주연합회를 구성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천종윤 대표를 포함한 현재 경영진이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며 씨젠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벌이며 불만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개인주주들은 씨젠이 2020년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1조 원을 넘겼으면서도 주가가 매출 증가만큼 오르지 않은 점을 놓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씨젠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252억 원, 영업이익 6762억 원을 올렸는데 2019년보다 매출은 8배 이상, 영업이익은 29배 이상 늘었다.
반면 씨젠 주가는 국내에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2020년 1월 중순에는 3만 원대였는데 2021년 3월19일 종가 기준 13만 2700원으로 4배 이상 오르는데 그쳤다.
개인주주들은 씨젠 주가가 지난해 8월 한때 30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는 점에서 현재 주가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씨젠의 주가관리역량 부족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씨젠주주연합회는 17일 씨젠을 상대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상장, 씨젠의 대외홍보역량 강화, 전문경영인 보강 등 10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입장문을 밝히며 회사 측을 압박하고 있다.
씨젠주주연합회가 개인주주를 대상으로 주주 권한 행사에 관한 위임장을 모으고 있지만
천종윤 대표가 보유한 지분 이상을 모아 뜻을 관철하기까지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천종윤 대표는 올해 2월25일 기준 씨젠 지분 18.12%를 보유하고 있고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더하면 모두 31.59%를 확보하고 있다.
씨젠주주연합회는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1월에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주주들의 목소리를 회사에 전하려는 시도도 했다.
이들은 당시 4.12%의 지분을 모아 지분 3% 이상 보유한 주주가 요구하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했지만 다른 이유로 임시 주주총회 개최는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씨젠 관계자는 “주주들의 목소리에 항상 귀기울이고 있으며 요구사항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