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경영진과 회사이름을 교체하면서 대대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각자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면서 새로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이만열 글로벌부문대표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게될 지 주목된다.
 
미래에셋대우 최현만 이만열 투톱으로 바뀌나, 대우 떼고 더 글로벌로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각자대표이사 수석부회장.


12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24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이만열 글로벌부문대표 사장과 김재식 자기자본투자(PI)총괄 사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사내이사 변화를 통해 해외 투자사업에 힘을 싣고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로 성장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자타공인 국내 1등 증권회사로 성장했으며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 투자금융회사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주총에서 회사이름을 미래에셋증권으로 바꾸는 안건도 처리하기로 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한 지 5년여 만으로 국내외에서 사용하는 기업이미지를 통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부문이 해외법인의 투자금융(IB)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또 올해 자기자본투자(PI) 총괄을 신설하면서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 확대의 의지도 내보였다.

이만열 사장은 미래에셋대우에서 기업RM2부문대표와 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거쳐 2017년부터 글로벌부문대표를 맡아왔다. 2018년 말 부사장에 임명됐고 2019년 말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다시 1년 만에 사내이사까지 오르게 됐다.

김재식 사장은 미래에셋증권에서 자산운용본부장, 주식파생센터장 등을 맡았고 2017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9년 다시 미래에셋대우 혁신추진단 사장으로 이동한 뒤 올해부터 PI총괄을 맡게 됐다.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시절 해외투자 확대를 통해 뛰어난 운용성과를 내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증권사로 꼽힌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11개의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홍콩법인을 중심으로 해외투자를 활발히 펼쳐왔다.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은 2020년에 영업이익 2010억 원을 거두면서 국내 증권사 최초로 2천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9년보다 17.5% 늘어난 수치로 전체 영업이익의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9년 일본 아오야마 빌딩, 프랑스 마중가타워, 폴란드 브로츠와프·코닌 물류센터, 인도 차량공유서비스 올라 등에 활발히 투자했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사 제약 등으로 새로운 해외투자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증권사들이 IB업무를 진행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며 “올해는 IB부문에서 지난해보다 활발한 영업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부회장과 함께 4년여 동안 각자대표체제를 이뤄온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게 됐다.

사내이사 가운데 1인 이상이 대표이사 직책을 맡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가 최 부회장 단독대표체제로 바뀔지, 기존처럼 각자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할지 주목된다. 

대표이사 투톱체제가 유지된다면 이만열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재식 사장은 나이가 어린 데다 미래에셋생명에서 미래에셋대우로 이동한지 2년 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이후에도 기존에 맡아온 국내 IB업무를 계속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도 최경주 부회장이 대표이사 직책을 맡지 않은 채 2018년부터 상장지수펀드(ETF) 등 리테일 관련 사업을 총괄해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다른 사장급 임원들에게 성과를 내고 성장할 기회를 주기 위한 순환 차원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주총이 끝나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