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첫 해부터 투자사업에서 손실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구 사장은 도시가스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연료전지 등 신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서도 예스코홀딩스 투자사업부문의 재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7일 신용평가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예스코홀딩스는 도시가스사업의 안정성에 바탕한 우수한 재무구조에도 투자사업의 부진한 성과 때문에 재무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예스코홀딩스는 지주회사체제 전환 뒤 자회사 예스코컨설팅을 통해 투자금융상품 중심의 공격적 투자를 계속하면서 자산가치 하락과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 관련 자금 소요와 투자성과 등은 앞으로 회사 신용등급과 관련한 주요 점검요소”라고 분석했다.
구 사장은 올해 예스코홀딩스 대표에 오르자마자 회사의 재무정책기조를 안정적 투자로 선회하고 비주력사업 등을 매각하며 현금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데 투자사업부문 부진에 발목이 잡힐 처지에 놓였다.
예스코홀딩스는 도시가스사업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상품 투자로도 발을 뻗으며 투자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왔지만 지금껏 실적은 저조했다.
예스코홀딩스는 2018년 투자금융상품으로 별도기준 평가손실 412억 원 규모를 냈고 2019년에도 금융상품 투자로 평가손실 54억 원을 보였다.
2020년에도 금융상품 공정가치 평가손실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투자사업 자회사 예스코컨설팅도 예스코홀딩스가 도시가스사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을 운용해 회사의 재원을 늘리는 일을 담당해줘야 하는데 실적 부진으로 오히려 자산가치를 깎아먹고 있다.
예스코홀딩스는 2018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예스코컨설팅을 세웠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 상무를 지낸 김창진 대표를 영입해 투자사업을 위한 자회사를 아예 설립한 것이다.
하지만 예스코컨설팅은 2019년과 2020년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예스코컨설팅은 2020년 매출은 2019년보다 48.6% 줄어들었고 영업손실도 더욱 커졌다.
예스코홀딩스는 매출의 80% 가까이를 의존하고 있는 도시가스사업의 안정적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2018년부터 투자사업 부진, 계열사 지원 등으로 순차입금이 쌓이며 무차입경영이 깨졌다.
도시가스 수요 둔화로 구 사장은 예스코홀딩스의 새로운 성장동력사업 육성에 갈 길이 바쁜 만큼 먼저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 사장은 2020년도 임원인사에서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됐지만 스스로 물러나 1년을 예스코홀딩스 사업과 내부 경영상황을 파악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썼다.
구 사장은 2020년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맡으면서 예스코컨설팅을 비롯한 자회사들의 사내이사에도 올라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2021년 1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건설부문 자회사들의 합병을 추진하고 유류보관업 자회사 온산탱크터미널 지분을 매각하는 등 사업을 재편하면서 내부 정비에 나섰다.
투자부문에서도 안정적이면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에 투자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경영’ 방침을 내놓았다.
예스코홀딩스 관계자는 “구본혁 대표체제에 들어서면서 안정적 사업 중심의 투자를 하고 최적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재정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예스코홀딩스와 예스코컨설팅 모두 위험한 투기나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분야 등에 투자를 지양하겠다는 기본원칙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LS그룹 오너일가 3세로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이다.
구 사장은 2003년 LS전선에 입사해 LS 경영기획팀, LS니꼬동제련 지원본부장·사업본부장,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예스코홀딩스는 현재 예스코, 한성피씨건설 등을 자회사로 두고 도시가스사업과 건설자재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LS그룹의 에너지분야 지주회사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