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 몸속의 미생물집단을 일컫는데 200만 개 넘는 유전자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특히 인류가 풀지 못했던 질병 치료에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이사.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고바이오랩, 지놈앤컴퍼니, 천랩 등 3곳의 바이오벤처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강점을 지니고 있다.
고바이오랩의 핵심 경쟁력은 마이크로바이옴 개발 플랫폼 기술인 ‘스마티옴(SMARTiome)’을 꼽을 수 있다. 스마티옴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기술과 5천 종의 미생물 및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한다.
고바이오랩은 국내 바이오기업 가운데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고바이오랩은 건선 치료제를 비롯해 천식 치료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염증성장질환 치료제, 간질환 치료제 등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건선 치료제 KBL697이 올해 1분기 안에 미국, 호주, 한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2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바이오랩은 서울대학교 마이크로바이옴센터장인 고광표 대표이사가 2014년에 세운 회사로 코스닥에는 2020년 11월 상장했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가운데서도 특히 면역항암제를 개발한다는 점에서 다른 바이오기업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는 기존 면역항암제에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 효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며 기존 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부작용 발생 위험을 한층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와 기존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을 두고 기대감이 높다”며 “미국 바이오기업 세레스 테라퓨틱스가 하반기 안에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품목허가를 승인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발맞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기업(지놈앤컴퍼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지놈앤컴퍼니는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 후보물질 ‘GEN-001’을 놓고 글로벌제약사인 화이자, 머크와 임상1/1b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2015년 9월 설립됐다. 2020년 12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상장을 이전했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자료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정밀 분류 플랫폼을 구축해 두고 있다.
▲ 배지수(왼쪽), 박한수 지놈앤컴퍼니 각자 대표이사.
이 플랫폼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이 될 만한 장내 미생물을 발굴하는데 주로 소화기계 염증성 질환이나 고형암, 신경염증성질환을 대상으로 한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천랩은 천종식 대표이사가 2009년에 세웠다. 코스닥에는 2019년 12월 상장됐다.
세계 제약바이오업계가 ‘제2의 게놈’으로도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에 주목하면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시장에 이어 제약바이오시장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 정부와 글로벌 제약사들이 일찍부터 차세대 치료제로 마이크로바이옴을 점찍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전체 분석기술의 발달로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개발에도 차츰 탄력이 붙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을 주제로 한 논문의 80%가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나온 것으로 파악되며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특허 등록 수도 2006년 262개에서 2016년 2만1천 개로 10년 새 80배가 증가했다.
특히 세레즈 테라퓨틱스, 리바이오틱스, AO바이옴, 오젤, 옥스테라 등 5곳 바이오기업 가운데 1곳이 올해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허가를 따낼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되는 만큼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투자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이 품목허가를 받은 적은 없다.
시장 조사기관 BBC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시장 규모는 2020년 8억 달러(8700억 원) 수준에서 2024년 93억8750만 달러(약 10조 3562억 원)으로 10배 넘게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