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F&F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중국사업 확대를 통해 재도약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F&F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실적 부진을 겪었는데 올해는 중국 소비심리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어 중국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F&F 중국에서 재도약 기반 마련, 김창수 한국만으로 좁다

▲ 김창수 F&F 대표이사 사장.


12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최근 중국에서 F&F의 패션 브랜드 ‘MLB’가 높은 인기를 보이면서 F&F가 해외사업 확대의 초입단계에 들어섰다.

F&F는 패션브랜드 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등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해외매출 비중은 2019년 말 기준 4.6%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2019년 MLB 본사와 중국 판권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국에 진출했고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F&F는 지난해 4분기까지는 코로나19 불확실성 영향권인 소비시장을 이유로 영업이익이 부진하겠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최근 중국에서의 MLB 브랜드의 선호도가 판매량 증대로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MLB는 김창수 사장이 1997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붐이 일자 론칭한 의류 브랜드로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로고와 심볼이 새겨긴 것이 특징이다. 특히 3~5만 원대에 이르는 야구모자가 효자상품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MLB의 중국 유통채널을 확대하려고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계획처럼 실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MLB는 중국에서 온라인채널 티몰과 백화점, 쇼핑몰 등에서만 판매됐다.

그러나 최근 티몰 등에서의 판매량을 통해 중국에서 MLB의 인기가 증명되면서 김 사장은 MLB의 자체 매장과 대리점 문을 열며 중국 오프라인 채널을 본격적으로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MLB는 티몰에 입점한 뒤 매출이 지속성장해 현재 하루 평균 7천만 원어치가 팔리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2021년에는 중국에 대리점 250개를 열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 대형유통사 중화그룹을 통해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어 재고 부담없이 저변 확장이 용이하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F&F의 해외매출 비중을 확대해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이탈리아 패딩브랜드 ‘듀베티카’를 인수하고 자체브랜드 ‘스트레치엔젤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두 브랜드는 면세점의 매출 기여도가 높다.

김 사장은 패션업계에서 손을 대는 브랜드마다 성공을 거둬 F&F의 해외사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 사장은 1990년대 베네통, 레노마스포츠, 엘르, 시슬리 등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와 모두 성공하며 패션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다.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MLB의 성장과 함께 2012년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큰 인기를 얻으며 엄청난 성장을 거뒀다.

F&F 매출은 2011년 2181억 원이었으나 2019년 9013억 원으로 약 4배 이상 커졌다.

김 사장은 MLB와 듀베티카 등의 브랜드로 해외에서 다시 성장할 기회를 찾고 있다.

패션 브랜드는 국내에서 인기만으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등은 몇 년 동안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최근 국내 아웃도어시장이 시들해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김 사장은 중국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등 한국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나라부터 공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F&F는 자체브랜드를 통해 의류와 야구모자 중심에서 신발, 가방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넓히며 새로운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MLB의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하면 F&F의 해외매출은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51% 성장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