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그룹의 국내사업을 책임지는 5명의 계열사 부회장에게 보내는 신뢰가 두터워 보인다.

11월 마득락 미래에셋대우 트레이딩총괄 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난 것을 놓고 미래에셋그룹에 세대교체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면서 부회장 5인의 거취에 관심이 몰리기도 했다.
 
미래에셋 최현만 정상기 최경주 조웅기 하만덕 5인 부회장체제 굳건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상기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부회장,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하만덕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부회장.


하만덕 부회장이 미래에셋생명에서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자리를 옮기며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듯했지만 그 외에 다른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25일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과 정상기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부회장,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하만덕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부회장 등 5명의 부회장이 각자 영역을 맡아 그룹을 이끌고 있다.

박현주 회장은 해외사업에 집중하고 국내사업은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부회장 5명이 부문별 경영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박 회장은 2018년 미래에셋대우 회장에서는 물러나고 홍콩법인 회장과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을 맡았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오래 머무르며 글로벌사업 확장 및 투자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믿고 맡길 사람이 있는 덕분에 박 회장이 해외사업에 전념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연말 임원인사 이후에도 부회장 5인체제가 유지된 것을 놓고 볼 때 박 회장의 신뢰는 변함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현만 부회장은 박 회장이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투자자문을 창업할 때부터 함께한 이른바 ‘박현주사단’ 가운데 한 사람이다. 사실상 그룹의 2인자이며 박 회장의 ‘복심’을 가장 잘 아는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최 수석부회장은 박 회장과 함께 동원증권에서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 1996년 서초지점장 시절 최 수석부회장의 영업능력을 눈여겨보고 본 박 회장의 제안으로 미래에셋그룹 창업에 힘을 보태게 됐다.

2019년에는 박 회장을 대신해 미래에셋그룹 신년사를 발표하기도 했고 대통령 주최 행사에도 주로 해외에 머무는 박 회장 대신 참석하는 등 사실상 박 회장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상기 부회장은 1998년 합류해 그룹의 기틀을 다진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컴퓨터 전문회사가 눈독을 들일 만큼 컴퓨터를 잘 다뤘는데 컴퓨터 관련 지식을 활용해 미래에셋투자자문의 운용시스템을 구축했다. 수작업으로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되던 소액채권 발행업무를 컴퓨터로 단 3일만에 할 수 있게 했다고 전해진다.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그룹에서 대체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2016년부터 미래에셋계열인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경주 부회장은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 이사를 맡으며 그룹에 합류했다.

최 부회장은 박 회장과 같은 호남출신인 데다 광주제일고 동문으로 두터운 신임을 받는 최측근으로 꼽힌다.

연금, 법인, 자산관리, 리테일(소매금융) 등을 두루 경험한 영업 전문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연금시장 대표적 자산운용사로 키운 성과를 인정받아 2018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조웅기 부회장은 1999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 팀장으로 합류한 비교적 초창기 멤버다.

법인사업과 리테일사업을 두루 경험한 영업 전문가다. 새로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강한 추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8년 최경주 부회장과 함께 부회장에 올랐다.

하만덕 부회장은 2005년 미래에셋생명이 출범하면서 미래에셋그룹에 발을 들였다. 보험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미래에셋그룹 부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초창기 멤버가 아닌 외부출신이다.

하 부회장은 최근 미래에셋생명 자회사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자리를 옮겼는데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채널을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