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코로나19 재확산에 방역현장 누벼, 과감한 추진력 이미지 쌓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경기도 여주시 조류인플루엔자 관련 거점소독시설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서 특유의 추진력을 대중에게 다시 한번 각인할까?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수도권에 새로 설치하는 임시 선별검사소 150곳을 14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임시 선별검사소는 기존 코로나19 검사방식이 증상 발현 여부나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과 달리 누구나 휴대전화 번호만 제출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잠복 감염자를 먼저 찾아내 차단하겠다는 것이 임시 선별검사소 설치의 주된 목적이다.

이 지사는 임시 선별검사소 설치보다 더 적극적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검사 대상자의 자발적 참여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 혹은 특정 영역을 대상으로 선제적 전수검사를 하고 신속 항원검사를 확대하자는 내용을 9일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상황 긴급 점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이날 회의 결과와 관련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저녁 서면브리핑을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신속항원검사 방법 등을 동원한 선제적 전수조사를 추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지시를 전했다.

이 지사는 문 대통령의 지시를 놓고 9일 저녁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관련된 지침이 나오는 대로 차질없이 시행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지사가 전수조사 등 적극적이고 선제적 방역조치를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지사는 올해 2월 코로나19가 처음으로 확산세를 보이기 시작할 때 신천지 교인들을 대상으로도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경기도에 있는 3만여 명의 신천지 교인을 대상으로 3일 만에 전수조사를 마쳤다.

이후에도 재난기본소득,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정부보다 앞선 방역조치들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코로나19 대응에서도 이재명 지사가 확실하게 일을 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음 대통령선거주자로서 지지율도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이 지사의 지지율은 1월에 5.6%에 불과했지만 2월에 13.0%로 두 자릿수가 됐다. 이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8월에는 23.3%로 20%대까지 올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 지사는 위기상황에서 기회를 잡았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 역시 그의 장점을 발휘할 기회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게다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을 두고 여야 갈등이 격화돼 한동안 국회에서 대치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같은 시기에 이 지사가 또다시 방역에서 가시적 성과를 낸다면 더 돋보이는 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대선 지지율 흐름도 이 지사에게 긍정적이다. 

이낙연 대표는 압도적 지지율을 보였다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보수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커지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유력한 다음 대선후보로 올라섰다.

리얼미터가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음 대선후보 지지율은 이 지사가 20%, 이 대표가 16%, 윤 총장이 13%다.

한길리서치가 9일 내놓은 조사에서는 윤 총장이 28.2%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 지사 21.3%, 이 대표 18.0%로 여당에서 이 지사가 이 대표를 앞서는 상황은 지속됐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와 한길리서치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 총장이 뜨고 이 대표가 가라앉는 현상 속에서도 이 지사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정치적 상황 변화나 여당을 향한 지지 등과 관계없이 이 지사 개인를 향한 지지층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가 민주당 안에서 지지기반이 약하다고 평가를 받아 왔지만 당내 경선에서도 본선 경쟁력과 여론의 지지가 주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이 지사는 당내 지지와 관련해 “아무나 내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면 다르겠지만 '어려운 상황에 이재명 아니면 이길 수 없다' 이런 상황이면 지지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