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아차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기아차는 2020년 임단협에서 노조의 부분파업에 따라 이날까지 2만4천여 대 생산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이날 기아차 노조가 회사와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추가적으로 부분파업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기아차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8일에 중간파업으로 2시간 파업을 진행한 뒤 9일부터 11일까지는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대략적으로 4시간씩 사흘동안 파업하면 8천여 대 생산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조의 결정이 철회되지 않으면 기아차는 누적 생산손실이 3만2천 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기아차는 올해 10월까지 누적으로 국내공장에서만 107만5020대를 생산했는데 단순 계산해보면 매달 국내공장에서 10만7502대 차량을 제조한 것이다. 이에 비춰보면 3만여 대의 생산손실은 적지 않은 규모다.
이런 상황은 기아차 노무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최 대표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기아차가 현대차그룹 판매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데 차량 공급을 제때 못하게 되면 판매 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한국 공장은 내수뿐 아니라 수출물량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아차의 생산손실이 누적된다면 기아차로서는 해외에서도 물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기아차 국내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은 내수뿐 아니라 60%이상 수출로 판매된다. 기아차는 10월까지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 가운데 61만2천 대를 수출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국(19만7229대)과 유럽(18만6131대)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 차질이 장기화 된다면 핵심시장에서 판매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앞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돼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미국과 유럽시장으로 수출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최 대표가 부분파업을 막기 위해 기아차 노조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
기아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잔업 30분’ 실시 여부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애초 2019년 임금협상에서 기아차 노사는 별도로 잔업 30분과 관련해 2020년에 테스크포스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올해 임단협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가 요구한 잔업 30분을 복원하게 되면 현대차보다 기아차의 실질임금이 상승하는 효과로 이어져 최 대표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특히 기아차 노동자의 잔업단가가 현대차보다 1시간에 3천 원가량 비싸 잔업 30분을 복원하면 기아차 노동자의 임금이 현대차 보다 높아져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고 자동차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그러나 기아차 노조는 잔업 30분 복원을 놓고 요지부동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잔업 30분은 회사가 2013년에 노조에게 약속한 임금보존 조항인 만큼 당연히 지켜야하는 사안”이라며 “올해 임단협에서 잔업 30분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한 뒤에 다른 사안과 관련해 회사와 교섭을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