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LG 에어컨' 노환용, 제습기에 빠지다  
▲ 노환용 LG전자 AE사업본부장(사장)

LG전자에서 거의 유일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제품이 에어컨이다. TV를 파는 홈엔터테인먼트(HE)부문은 실적이 들쭉날쭉하고, 휴대폰을 파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부문은 흑자와 적자를 오가고 있다. 하지만 에이컨을 파는 에어컨디셔닝&에너지솔루션(AE)부문은 눈부신 실적을 내고 있다.

노환용 LG전자 AE사업본부 사장이 에어컨에 이어 제습기를 내세워 올해에도 LG전자의 실적을 견인하려고 한다.

21일 LG전자에 따르면 제습기 글로벌 누적판매량이 1천만 대를 돌파했다. 국내 기업 중 최초다. LG전자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전세계 제습기 판매대수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LG전자 AE부문은 지난해 4조6429억 원의 매출을 올려 그 전해 대비 8%의 매출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795억 원으로 51%나 늘었다. AE부문 역대 최고 실적이었다.

지난해 LG전자 소비재 사업부문 중 영업이익이 성장한 것은 AE와 MC부문뿐이다. 그나마 휴대폰을 판매하는 MC부문의 영업이익률은 고작 0.5%에 그쳐 영업이익률 6%의 AE부문에 비하면 실적이 좋다고 볼 수 없다. AE부문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도 7.4%로 지난해 1분기보다 0.7%포인트 올랐다.

AE부문을 이끄는 노환용 사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매출 5조 원 돌파와 매출성장률 10%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노 사장은 지난 3월 에어컨과 제습기 신제품을 발표하며 “올해는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올해 에어컨 시장 성장 규모를 4~5%로 예측하는데 LG는 그보다 2배 이상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에어컨사업은 건설경기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노 사장은 “내수가 정체돼 있었지만 최근 건축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목표달성을 낙관했다.

노 사장은 제습기에서도 LG전자 에어컨에서 축적된 기술을 충분히 발휘하겠다고 자신한다. 노 사장은 “에어컨과 제습기의 핵심기술이 같다”며 “제습기도 잘 만들 수 있어 고객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사장은 LG전자의 제습기에 대해 “중국 텐진공장에서 생산하면 저렴하지만 창원공장에서 전부 생산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실망하면 시장이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LG전자 제습기에 대한 자부심을 보인 것이다.

업계는 지난해 120만대 규모였던 제습기시장이 올해 두배가 넘는 25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금액으로는 8천억 원 규모다.

제습기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기후가 고온다습한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어 제습기가 가전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제습기 판매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05%나 늘어났다는 조사도 나왔다.

노 사장은 LG전자 에어컨 부문을 세계 1위까지 끌어올린 공을 인정받아 2010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노 사장은 1980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에 입사해 30년간 냉방공조 부문에만 몸담아 와 ‘미스터 에어컨’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노 사장은 LED조명 등 차세대 조명, 종합공조 등 LG전자의 신사업분야인 에너지사업도 맡고 있다. LG전자는 2010년 에어컨(AC)사업본부를 에어컨&에너지솔루션(AE)사업본부로 개편하고 에어컨과 조명 등 총체적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