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철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 프리미엄 가구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17일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윤 대표는 프리미엄 가구시장의 성장을 겨냥해 디자인과 제조역량 강화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윤 대표는 올해 디자인과 연구개발 관련 인력을 30% 늘리고 신제품 가구의 개발기간을 단축시키는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인 ‘패스트트랙’을 도입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즉시 제품에 반영하기 위한 프로세스”라며 “패스트트랙 도입 이후 제품기획부터 출시에 이르는 기간이 기존 8개월에서 3개월로 줄었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는 패스트트랙 프로세스를 통해 디자인에 중점을 둔 고가의 가구컬렉션을 2개월 사이에 두 차례 내놨으며 11월 말 세번째 가구컬렉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구컬렉션이란 하나의 주제를 공유하는 다양한 가구제품의 모음을 말한다.
현대리바트는 9월 가구 디자인에 팝아트의 작업 기법과 색상 등을 적용한 '팝 캐주얼' 가구컬렉션 16종을 선보인 데 이어 11월에는 빨강과 파랑 등 원색을 사용하고 금속과 섬유 등 다양한 소재를 도입한 '위트로` 컬렉션 23종을 내놨다.
이처럼 현대리바트가 파격적 디자인을 담은 고가의 가구컬렉션을 개발하고 빠른 업무 프로세스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최근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구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가구를 찾는 소비자들이 확대되면서 해외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의 국내시장 침투도 늘어나고 있다.
9월과 10월들어 이탈리아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의 공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찌감치 국내시장에 진출한 이탈리아 '까시나(Cassina)', '폴리폼(Poliform)' 등의 신규 출점이 늘고 새로운 브랜드도 출시되고 있다.
그동안 현대리바트를 비롯한 국내 가구기업들은 이탈리아와 독일 등에서 해외브랜드 제품을 수입해 독점유통하는 방식으로 프리미엄 제품 수요에 대응해왔다.
현대리바트도 미국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를 수입해 독점판매해 왔으나 경쟁력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직접 만들어 내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
윤 대표는 뛰어난 디자인과 높은 품질의 프리미엄 가구를 생산하기 위해 연구개발과 제조역량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현대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는 현재 온라인 배송 등을 위한 물류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2021년 상반기부터는 프리미엄 제품 생산시설을 가동한다.
2021년 상반기 설립하기로 한 리바트CMF라이브러리는 가구 품질을 결정짓는 색상과 소재, 마감을 연구하는 핵심시설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윤 대표는 현대리바트의 프리미엄 가구 유통과 원자재 수급 등에서 현대백화점 계열사들과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리바트가 새롭게 준비하는 프리미엄 제품군이 원목과 대리석, 크롬 등 고가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만큼 건자재 계열사인 현대L&C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통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과 논의하고 있다.
현대리바트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눈을 돌린 것에는 이케아의 등장도 한 몫했다.
이케아는 초대형 가구센터를 구축하고 합리적 가격에 좋은 품질의 가구를 대량으로 선보여 국내시장을 무섭게 점령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는 경기침체로 국내 가구시장이 역성장한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매출 6634억 원을 내며 2018년과 2019년의 같은 기간보다 33% 성장한 반면 현대리바트는 같은 기간에 매출 5% 늘리는데 그쳤다.
윤 대표는 2019년 12월 현대리바트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윤 대표는 2012년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 시절 '워크스마트 제도'를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데 큰 공을 세웠고 현대리바트에서도 철저한 업무 분석과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혁신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2020년 상반기에 매출 7223억 원을 내며 2019년 상반기 보다 17.7% 늘어난 성과를 거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