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3분기 실적을 내놓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들이 의미 있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SK텔레콤은 3분기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뉴비즈사업 매출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이런 사업의 합산 영업이익도 처음으로 1천억 원을 넘어서며 비통신사업이 SK텔레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의 비통신사업들의 가치가 현실화되는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시장과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기업의 가치를 가장 쉽게 보여주는 척도가 주가인데 SK텔레콤의 주가는 수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 주가는 박 사장 취임 직후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있다. SK텔레콤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는 동안에도 주가는 오랜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 사장이 대표에 오른 뒤인 2017년 1월2일 SK텔레콤 주가는 22만5천 원이었는데 2020년 11월5일 주가도 22만3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1년에는 박 사장이 이야기했던 자회사 상장, ICT기업으로 변화 등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런 성과들을 기업가치와 연결시키는 결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더 무겁게 안게 됐다.
SK텔레콤 내부에서도 주가를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은 장기적으로 정체하고 있는 20만원 대 초반 주가와 관련해 상당히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꾸준히 주가를 중요과제로 주문하고 있다.
최 회장은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2020 SK그룹 CEO 세미나’에서도 “기업의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며 재무성과 만큼이나 시장의 신뢰와 사회의 공감을 얻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가장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주가다. 기업의 미래 성장을 믿는다면 그 기업의 주식에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그룹은 2017년 계열사 CEO 평가에 회사의 주가를 반영하는 핵심 성과지표(KPI)도 도입했다.
박 사장이 올해 초 비통신자회사들의 상장계획을 내놓으면서 2020년 주가에 자신감과 의지를 내보였다.
박 사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SK텔레콤이 2017년부터 3년 동안 통신이라는 틀을 뛰어넘어 정보통신기술 복합기업으로 역량을 충분히 축적해왔다”며 “무선통신과 신사업을 각각 키워 2020년을 시장에서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자회사 상장계획이 지연되는 등 상황에 놓이면서 주가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 대표에 오르면서부터 더 이상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통신 외 신사업을 키우는 데 투자를 집중해왔다.
그리고 이제 투자의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중심인 미디어사업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3분기 매출 증가율이 각각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2%, 16.2%, 20.3%로 뛰었다. ADT캡스, SK인포섹이 담당하는 보안사업 매출도 1분기 5.4%, 2분기 8.7%, 3분기 15.5% 늘어나며 성장폭이 가팔라졌다.
11번가와 SK스토아가 맡고 있는 커머스사업은 올해 1분기만 해도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지만 2분기와 3분기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8.5%, 18.7% 증가했다.
2021년에는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ADT캡스, SK브로드밴드, 웨이브, 11번가 등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박정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비통신 자회사들의 상장을 통해 가치가 부각되면서 주가 저평가구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