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을 다루는 과정에서 수탁은행의 책임론이 불거질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사모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해 국정감사를 피하지 못한 만큼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행태 등을 놓고 거센 질타를 받을 수도 있다. 
 
하나은행, 국감에서 옵티머스펀드 수탁은행 관리부실 불똥 튈까 걱정

▲ 박성호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6일 금융업계와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13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관련 하나은행이 수탁은행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놓고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감은 코로나19로 증인을 줄이는 분위기가 역력해 각종 금융사고에도 금융지주 회장은 물론 은행장 등은 최종 증인채택에서 대거 제외됐다.

은행권에서 사모펀드와 관련해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사실상 유일하게 증인으로 채택된 것을 놓고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박 부행장을 국감증인으로 채택한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사모펀드, 관제펀드 관련이라고 이유를 밝혔을 뿐 구체적 내용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증인 신청 이유 등 구체적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며 “국감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수탁은행으로서 펀드 운용사를 감시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은행이 최소한의 관리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수탁은행으로서 펀드에 들어온 자금을 맡아두고 있다가 운용사의 지시에 따라 자산을 편입하는 역할을 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펀드 판매 과정에서 공기업이나 관공서가 발주한 건설공사 및 전산용역과 관련된 매출채권에 투자해 펀드를 운용한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펀드에 편입된 자산은 공공기관의 매출채권이 아닌 대부업체의 사채 등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8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피해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탁은행인 하나은행, 사무관리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도 이번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하나은행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유의동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은 8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사무관리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과 수탁회사인 하나은행이 관리의무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수탁영업부는 6월과 9월 두 번에 걸쳐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하나은행이 은행권 전반에서 벌어진 사모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해 추궁을 받을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국정감사 증인을 줄이는 과정에서 사모펀드와 관련해 은행권에서는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만 증인으로 채택됐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에 이어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라임자산운용 펀드,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등 환매중단에도 엮여 있다.  

하나은행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시중은행 5곳 가운데 사모펀드 판매를 통해 가장 많은 수수료를 벌기도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5년 동안 사모펀드 판매수수료로 996억 원을, 우리은행은 682억 원, 신한은행은 640억 원, NH농협은행은 643억 원, KB국민은행은 384억 원을 거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