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스마트업무환경 구축을 위한 태블릿PC를 대규모로 도입하는 등 디지털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문화가 확산하는 데 발맞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디지털을 활용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조성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안에 태블릿PC 2만여 대 보급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범농협 태블릿PC 도입 일반경쟁입찰’ 공고를 내고 삼성전자 ‘갤럭시탭S7’을 구입하기로 했다.
24일 입찰등록을 시작해 계약이 체결되면 12월31일까지 납품이 이뤄지게 된다.
금융권 전반이 디지털시대를 맞아 ‘페이퍼리스(Paperless)’ 금융환경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성희 회장도 대규모 태블릿PC 도입을 통해 종이 없는 사무실과 스마트업무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등을 통해 비대면 근무환경을 만드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신속한 의사결정 등을 돕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태블릿PC를 보급하는 것이다.
7월 열린 농협중앙회 정기이사회에서 태블릿PC를 활용해 안건을 논의하는 등 ‘종이 없는 이사회’를 시작으로 상반기 종합경영분석회의에서도 종이 대신 태블릿PC를 활용했는데 경영진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들에게까지 확대적용하려는 것으로도 보인다.
태블릿PC 구매계획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 2230대, 농협경제지주 1842대, NH농협금융지주 141대, 농협하나로유통 975대, NH농협은행 1만4024대, NH농협생명 932대, NH농협손해보험 660대 등 모두 2만804대가 보급된다.
6월 말 기준 농협에서 일하는 전체 인원 10만여 명 가운데 지역 농축협에서 근무하는 인원을 제외한 농협중앙회 및 NH농협경제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자회사의 인원이 약 2만7천 명이라는 점에서 대부분의 범농협 계열사의 직원들에게 태블릿PC가 보급된다고 할 수 있다.
이성희 회장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농업분야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디지털농협으로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디지털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7월 범농협 디지털전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디지털혁신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번 태블릿PC 구매건도 디지털혁신부가 담당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과도 맞닿아 있다.
농협은 농업 진흥 및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돼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조직문화가 보수적이고 관료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회장은 디지털을 접목해 이런 점을 탈피해 수평적 조직문화로 바꿔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은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전자결제 등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이 빠르게 바뀌면 전통적 계층구조에서 수평적 조직구조로 바뀌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