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면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에는 케이뱅크와 시너지를 통해 신사업 창출 등에서 성과를 보여야 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올해 3월 취임했기 때문에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BC카드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 부담이 커졌다.
BC카드는 상반기에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실적이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국내 8개 카드사들의 전체 순이익은 16.8% 증가했지만 BC카드는 31.6% 감소했다.
이 사장이 취임한 3월 이후 실적인 2분기 순이익도 2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줄었다.
업계에서는 BC카드가 다른 카드사와 다르게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어 코로나19에 따른 결제액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봤다.
다른 카드사들은 카드 결제액 감소에도 카드론 등 대출을 늘려 실적을 개선했지만 BC카드는 사업구조상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하반기 실적 개선을 낙관하기도 어렵다.
이에 더해 하반기부터 케이뱅크 실적이 BC카드 실적에 반영되는 점도 부담을 안길 수 있다.
BC카드는 7월 케이뱅크 지분 34%를 취득해 대주주에 올랐다. 지분법에 따라 케이뱅크 순손익의 34%가 BC카드 실적에 반영된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순손실 449억 원을 냈다. 8월 들어서야 대출 영업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 손실을 크게 줄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이 사장이 BC카드와 케이뱅크 간 시너지를 통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서 성과를 보이는 것이 실적 개선보다 연임에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 사장은 금융권 경험이 없는 정보통신(IT)기술 전문가다.
모기업인 KT도 이 사장에게 금융사업을 통한 실적 개선보다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신사업을 개발하는 데 기대를 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케이뱅크와 시너지를 통해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BC카드는 케이뱅크와 카드사업 협력, 플랫폼인 페이북 연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시너지를 창출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사장은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 시절 BNK부산은행과 손잡고 디지털금융 서비스모델을 구축하는 등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하는 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BC카드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은 신사옥 취득, 차세대전산 시스템 교체에 따른 감가상각비용이 반영된 영향이 있다"며 "본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케이뱅크와 시너지 확대, 신용평가(CB)사업 등 새로운 기회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KT에 기술전략실장으로 입사해 KT 인프라연구소장을 거쳐 KT 융합기술원장을 맡으면서 2017년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정보통신기술 전문가로 평가된다.
이 사장 임기 만료일은 올해 12월31일이다. KT 계열사 사장은 별도의 임기 없이 매년 말 정기인사를 통해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