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도 대통령의 함정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이 정권의 가장 큰 잘못은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다 파괴했다는 사실”이라며 “176석의 거대 여당은 행정부를 견제하기는커녕 거수기를 넘어 전위대 노릇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봤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이 반복했던 대통령의 함정에 빠져 청와대 집무실과 관저에 고립돼 있다”며 “국민이 퇴진을 요구하면 끝장토론이라도 하겠다던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제가 국민을 대신해 드린 10가지 질문에 아직도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 대통령을 불통으로 몰아붙인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기자회견 몇 번이나 했나”라고 반문했다.
사법부를 향한 신뢰도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독립된 사법부의 존재”라며 “재판은 공정하게 진행된다는 믿음이 중요한데 이제 국민들은 주요 정치사건 판결의 결과를 다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건 파기환송, 은수미 성남시장 사건 파기환송, 김경수 경남도지사 재판 장기 지연 등 한마디로 ‘내편 무죄’, ‘네편 유죄’다”라며 “4·15 총선 재검표는 다섯 달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이유 없이 왜 아직도 감감무소식인가”라고 물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주 원내대표는 “중립성이 엄격히 요구되는 법무부 장관에 여당의 당적을 지닌 전 대표를 임명한 것부터가 대단히 잘못됐다”며 “추 장관 아들 서모씨 사건은 추 장관 이야기대로 간단한 사건인데 왜 서울 동부지검은 8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 당사자가 인사와 수사지휘 라인의 정점에 있다는 것이 말이 되나, ‘아무도 자기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고대 로마법 이래의 원칙”이라며 “추 장관은 '소설 쓰네'라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특임검사나 특별검사의 수사를 자청해야 하고 못 하겠다면 사임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안전망 붕괴, 외교적 고립, 부동산 정책의 실패 등이 일어났다고 봤다. 코로나19 진단검사 방식의 확대, 의료계를 향한 정부와 여당의 사과, 재정준칙 마련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교섭단체연설에서 협치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과 여야가 함께 이익되는 윈-윈-윈의 정치’,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 등은 참으로 의미가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적 위기의 순간에 정치권은 국민을 통합하고 협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생과 협치는 힘있는 자의 양보와 타협에서 시작되는데 정부와 여당은 늘 말로는 협치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힘의 정치를 해왔다”며 “지금은 협치가 요구되는 시간인 만큼 말로만 끝나지 말고 진정한 협치, 진정한 상생의 정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