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천억 원대 분식회계와 탈세·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3천억 원을 구형했다.

조현준 효성 사장은 징역 5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징역 6년을 구형받았다.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 심리로 열린 조 회장 등 5명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등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렇게 구형했다.

검찰은 “조 회장의 비뚤어진 황금만능주의에 대해 엄정히 책임을 물어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구형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조 회장은 가짜 기계장치,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납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대한민국 조세권을 무력화했다”며 “효성의 대주주라는 점을 이용해 회사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유용하고 회사를 재산 축적의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 회장이 직원 진술을 강요하고 증거를 인멸하는 등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국가 사법권 위에 존재한다고 착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조 회장이 국가 경제 발전 등에 기여했다며 집행유예를 내려줄 것을 호소했다.

변호인은 “회사 밖으로 유출된 자금은 없었으며 조 회장이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며 “관련 세금 5200여억원 상당을 모두 자진 납부해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20년~30년 전의 시대적 상황으로 사리사욕 없이 평생을 기업경영과 경제발전에 헌신해온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IMF 당시 회사와 임직원들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검찰의 당시 특수한 시대에 대한 이해가 안타깝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모든 것은 내 불찰”이라며 “함께 재판받고 있는 부회장과 회사 임직원들은 회사의 일을 성실히 한 것이니 너그럽게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 회장과 함께 기소된 조현준 사장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50억 원, 이상운 부회장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 2500억 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또 김모 전략본부 임원과 노모 지원본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조 회장은 2003년부터 10여 년 동안 8900억 원대 분식회계를 저질러 법인세 1200억 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7년부터 2008년까지 효성 회계처리를 조작해 배당금 500억 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와 화학섬유제조사인 카프로 주식을 임직원과 해외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취득해 1300억 원대의 양도차익을 거두고 소득세 268억 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 사장은 효성 법인자금 16억 원을 횡령한 혐의와 조 회장으로부터 해외 비자금 157억 원을 증여받아 증여세 70억 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2016년 1월8일 진행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