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과 사랑제일교회의 분쟁을 주시하고 있다.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이 사랑제일교회 관련 문제로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면서 시공사인 대우건설도 분양일정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20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은 올해 일반분양을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고등법원 민사합의22부는 이날 사랑제일교회가 교회 건물 강제철거를 막아달라며 낸 세 번째 강제집행 정지신청도 기각했다.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이 교회 건물을 철거할 법적 권한을 다시 한 번 확인 받은 것이지만 곧장 철거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장위10구역 안에 있는 사랑제일교회 건물 철거를 놓고 교인 반발이 워낙 거세 이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은 5월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한 교회건물 인도(명도)소송에서 이기면서 교회건물을 강제 철거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하지만 6월 이뤄진 1차 강제철거 시도는 교인 일부가 휘발유를 몸에 뿌린 채 철거인력을 막아서는 등 강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사랑제일교회는 19일에는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원들에게 “순교할 각오로 교회를 지키겠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최근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교회건물을 비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재개발조합 쪽에서 강제철거를 시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랑제일교회는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에게 교회건물 철거 보상비로 536억 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서울시가 산정한 감정가 82억 원의 6배가 넘는다.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은 사랑제일교회의 철거 반대로 사업이 지연돼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원들은 모두 이주를 마쳤는데 사랑제일교회 문제로 착공이 늦어지며 조합의 이주비 관련 금융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장위10구역 재건축조합이 조합원 이주를 위한 전세금 대출 등에 따른 이자로만 1개월당 10억 원 이상을 쓰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이 늘어지는 것에 답답한 마음이 클 수 밖에 없다.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 분양시점을 놓고 부동산중개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르면 올해 연말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왔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이 사업 장기화를 대비해 둔 만큼 당장 실적이나 분양계획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
대우건설은 올해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3만4760세대를 분양 목표로 정해뒀지만 장위10구역 물량을 계획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착공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추가로 공사비가 발생하지도 않는다.
다만 재개발사업이 계속 미뤄지면 분양에 관한 투자자의 관심이 줄어들어 사업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장위10구역은 장위뉴타운에서도 초등학교를 품고 있는 데다 서울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과 가까워 사업초기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 관련 문제가 풀리지 않으며 투자자 관심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관련 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착공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68-37 일대에 1968세대 및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2018년 9월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과 3698억 원 규모의 공사수주 계약을 맺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