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는 앞서 6월 실시한 디지털부문 경력직 채용을 통해 디지털전략 수립과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 적용 등에 인력을 충원했다.
코로나19로 대규모 공개채용이 미뤄진 상황에서도 디지털인재 확보를 통해 조직을 보강했다.
정 사장이 디지털 조직을 강화하며 디지털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카드업계에 비용 절감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앞서 3년 동안 우리카드를 이끌며 실적을 지속해서 개선하는 등 외형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우리카드는 정 사장이 취임한 2018년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 1265억 원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 800억 원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늘었다. 유효 회원 수도 743만 명으로 32만 명 이상 증가했다.
다만 하반기 카드업계는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전통적으로 카드업계 수익원으로 꼽히는 가맹점수수료는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등 8대 카드사 기준으로 올해 1분기 1조8156억 원을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카드업계는 대부분 실적이 개선됐지만 불황형 흑자라는 시선도 나온다. 카드 영업 확대를 통한 수익이 늘어난 것보다 상반기 정부 금융지원책에 따른 연체율 감소로 대손충당금 비용이 줄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마케팅비용도 감소한 점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카드사별로 상반기 연체율 하락폭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0.19%포인트, KB국민카드 0.17%포인트, 우리카드 0.33%포인트, 하나카드 0.34%포인트 등이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규모도 신한카드 8.7%, 우리카드 15.5%, 하나카드 5% 등 대부분 카드사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 사장은 카드업계에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을 확대하기보다는 디지털화를 통해 비용 절감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디지털화를 통해 발급채널을 비대면으로 바꾸고 유통사와 협업해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PLCC카드를 출시하는 등 초개인화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마이데이터 등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조직도 강화했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수수료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카드업계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주체인 개인의 동의에 따라 은행, 카드사 등 금융기관에 흩어져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정보·자산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마이데이터사업권 확보와 관련해 1차 선정에 들어야 마이데이터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마이데이터 관련 조직을 강화했다.
우리카드는 7월23일 이사회에서 마이데이터 신사업 추진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2월부터 마이데이터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한데 이어 최근 조직개편에서 마이데이터 전담 사업부를 신설했다.
금융당국은 5일부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신청서 접수를 받고 심사 작업에 들어갔다. 1차로 최대 20여 개 기업을 선정한다.
금융위원회는 사전수요 조사 결과 다수의 기업이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어 5월13일 이전에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출시한 기업들에 관해 우선 심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3월부터 카드업권 최초로 스마트 앱 내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해 우선 심사대상 자격을 이미 확보했다"며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마이데이터사업을 운영한 노하우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