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0% 이상이 코로나19로 고용 조정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고 대답했다.
다만 실제로 인원을 줄인 기업은 10%를 밑돌았다.
▲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전경. <대한상의> |
대한상의가 9일 내놓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 및 임금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국내기업 301곳 가운데 40.5%가 코로나19로 매출과 업무량이 줄어들면서 고용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응답했다.
다만 실제로 인원을 줄인 기업은 전체의 9%에 머물렀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18.6%는 노동시간을 조정하거나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했다. 12.9%는 고용 조정을 따로 시행하지 않았다.
다만 2020년 채용일정을 묻는 질문에 기업의 31.2%는 ‘채용조정을 미뤘다’, 19.3%는 ‘신규채용을 포기했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기업들을 살펴보면 ‘계획대로 완료했다’가 31.9%,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 17.6%를 차지했다.
신규채용 규모를 묻는 질문의 응답비율을 각각 살펴보면 ‘계획대로 완료’ 41.2%, ‘축소 고민 중’ 28.8%, ‘계획대로 진행 예정’ 16.9%, ‘축소 채용’ 11.9%, 기타 1.2% 순이다.
응답기업의 38.7%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시채용을 확대했다. 7%는 비대면 방식을 채용에 활용했다.
2020년 임금결정의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기업의 55.5%가 상반기에 마무리했다고 대답했다. 2019년 같은 기간 66.7%와 비교해 하반기 임금협상의 비중이 다소 높아졌다.
하반기에 임금협상을 하는 기업들 가운데 36.3%만 임금을 인상할 예정을 잡았다. 54.8%는 임금 동결을 예정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62.8%는 2020년 하반기까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더라도 추가 조정 없이 현재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나머지 응답을 살펴보면 휴업·휴직 시행 19.6%, 휴업·휴직 확대 9.6%, 인원 감축 6%, 기타 2% 순이다.
다만 대한상의는 “기업의 의지만으로 고용을 유지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기업의 내부 유동성이 줄어 운영자금을 걱정하는 기업이 많은 데다 코로나19의 2차 충격도 언제 현실화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봤다.
대한상의는 7월에 합의된 ‘노사정 협약사항’을 조속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 협약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의 지원기간 연장과 지원요건 완화 등이 포함됐다.
전인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기업이 하반기에도 고용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그동안 추진한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며 “정부도 고용 유지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정책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