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토지주택공사 사장은 그린뉴딜의 핵심사업인 '그린리모델링'에서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그린리모델링은 노후 건축물을 친환경 건축물로 탈바꿈해 난방 등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정부가 지어진 지 15년 이상인 공공임대주택 22만5천 가구의 ‘그린리모델링’ 계획을 세우면서 공공임대주택 상당수를 공급한 토지주택공사의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토지주택공사는 2030년까지 제로에너지 주택 46만 호 공급, 친환경 태양에너지와 수열에너지시설 설치, 10만~20만㎡ 규모의 제로에너지도시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열에너지는 해수 표층에 저장된 열 에너지를 뜻한다.
정부가 내놓은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에 공공 참여형 고밀도 재건축과 공공 재개발 활성화,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의 방안이 포함돼 토지주택공사는 이를 빈틈없이 추진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 한국가스공사
정부는 그린뉴딜정책의 주요 사업으로 수소차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가스공사의 수소 생산과 유통인프라 구축사업이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는 수소유통전담기관으로 지정됐다. 정부가 2025년까지 수소 생산기지와 충전시설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조 원을 투자하기로 계획을 세운 만큼 한국가스공사는 혜택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스공사가 전국에 100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로 한 것을 두고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소충전소 100개로 수소자동차를 구매를 독려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 한국전력공사와 5개 발전자회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
정부가 그린뉴딜정책에서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 육성방안을 내놓았다. 배후단지와 실증단지를 구축하고 설비보급을 확대하는 등 풍력발전사업의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5곳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상 풍력발전사업이 추진력을 얻어 태양광발전에 비해 더딘 사업 진행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남동발전이 국내 발전사 가운데 가장 많은 3G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권을 확보해 전남 완도와 여수, 인천 등에 해상풍력발전 조성을 추진하는데 다른 발전자회사들도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 보급목표 12GW를 달성을 위해 뛰어야 한다.
한국전력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료비와 연동한 전기요금체계 개편이 정부의 그린뉴딜정책과 맞물려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린뉴딜정책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발전을 늘리면 한국전력의 원가 부담이 커져 지금과 다른 전기요금체계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연료비와 연동되는 전기요금 개편안이 나오면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커 한국전력은 정부와 구체적 시기와 개편방법 등을 조율해야 한다.
◆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법 개정에 따라 8월 안에 국가철도공단으로 회사이름이 바뀐다. 철도시설공단이 국가철도망 건설과 해외사업 등 철도시설 외의 다른 사업도 진행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조치다.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정부의 디지털뉴딜정책에 발맞춰 철도통합무선망 구축을 당초 완공목표였던 2027년에서 2025년으로 앞당긴다는 계획을 세웠다. 철도통합무선망은 철도 관계자들이 열차속도, 영상, 위치 등의 정보를 공유할 수 해 안전사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는 ‘한국판 뉴딜’정책 가운데 수질관리 개선과 관련한 과제를 맡는다. 물관리에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 정책을 모두 접목해 물관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사장은 전국 상수도와 하수도에 인공지능(AI) 및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수돗물을 공급하는 모든 과정에 스마트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인천 수돗물 ‘깔다구 유충’ 논란과 관련해 이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광역 및 지방상수도 86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박 사장의 책임이다.
◆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은 그린뉴딜정책과 관련해 수소연료전지발전 투자를 확대한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서울 고덕과 암사, 강원도 강릉과 춘천, 경상북도 경주 등에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다.
수소연료전지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도심에서 친환경발전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꼽힌다. 탈원전시대를 맞은 한국수력원자력의 미래를 개척할 활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와 함께 300MW급 새만금 수상 태양광발전사업, 200MW급 신안 비금도 태양광발전사업과 함께 약 1GW 규모의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단지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월성원전 조기 폐쇄 등 탈원전정책을 향한 논란이 여전히 거세 단순 원전사업자가 아닌 '종합에너지회사'로 도약하는 길이 순탄하지 않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