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이 주력 건조선박인 MR탱커의 수주 부진을 하반기에 가스선 수주로 메울 것으로 전망됐다.
MR탱커는 순수 화물적재톤수 5만 DWT 안팎의 액체화물운반선을 말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MR탱커 발주시장에서 선주사들의 관망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대신 현대미포조선은 LPG선(액화석유가스 운반선과 추진선)과 LNG벙커링선(액화천연가스 해상 공급용 선박) 등 가스선으로 MR탱커의 빈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파악했다.
현대미포조선은 2020년 6월 말 기준으로 수주잔고 108척을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5천억 원가량이며 이는 현대미포조선의 1년2개월치 매출에 해당한다.
최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이 백로그(수주물량이 잔고에 남아있는 기간)를 유지하기 위해 1년에 선박을 70척가량 수주해야 한다고 봤다.
현대미포조선은 6월까지 선박 22척을 수주했다.
여기에 7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선사 바흐리(Bahri)와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10척, 2개 선사로부터 수주한 최대 7척 등 소식이 전해진 수주건들을 더하면 올해 현재까지 선박 40척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 연구원은 선박 발주시장에서 MR탱커의 건조 문의가 거의 없는 만큼 현대미포조선이 MR탱커로 남은 30척가량을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대신 가스선 위주로 수주잔고를 채워갈 것으로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LPG선은 수익성이 좋은 선박”이라며 “소형 LNG운반선이나 LNG벙커링선의 수익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선박 건조시장에 경쟁자가 적어 수익 기여도가 LPG선에 못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의 가스선 수주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도 봤다.
유럽과 미국이 글로벌 가스 물동량에서 비중이 큰데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경제활동 재개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현대미포조선은 2020년 연결 매출 2조8990억 원, 영업이익 74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20.3%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