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을 통해 전자계약과 서비스 플랫폼 등 비대면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19시대를 대비해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스타트업 육성성과 가시화, 손태승 사업기회 발굴에 접목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대표이사 회장.


21일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큰 맥락에서 디노랩을 통해 스타트업이 지니고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우리금융그룹 계열사가 진행하는 사업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디노랩은 우리금융그룹의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으로 디노랩에 최종 선발된 기업은 사무공간, 특허·세무·회계 등 컨설팅, 투자유치 및 사업화, 베트남 진출 등을 지원받는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부터 디노랩을 기존 우리은행 사업에서 그룹 사업으로 확장했다. 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을 놓고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은 우리금융지주만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지주(퓨처스랩)와 KB금융지주(KB스타터스), 하나금융지주(원큐애자일랩) 등 우리금융지주뿐 아니라 다른 금융지주 대부분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비대면사회에 대응해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에 더해 우리금융그룹과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방향으로 디노랩과 시너지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6월 디노랩 스타트업 선발 기업으로 15곳을 선정했다. 다른 금융지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 대부분 80~100곳을 선정하는 데 비해 적은 수의 기업을 뽑았다.

우리금융지주는 선정 단계부터 계열사와 협력 가능성을 살피는 등 밀착해서 들여다보기 때문에 소수의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사회적 기능뿐 아니라 우리금융그룹에 부족한 부분을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해 상호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를 위해 '일대일 매칭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일대일 매칭데이는 사전에 우리금융그룹의 사업과 이슈를 미리 파악한 후에 관련된 스타트업과 밀착 검토하는 자리로 사업 발굴에 더해 기존 사업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성을 논의한다.

이에 앞서 5월과 6월 우리금융지주는 1차 일대일 매칭데이에서 우리금융그룹의 정보통신(IT)시스템을 맡고 있는 우리FIS과 기술 협력과 우리종합금융을 통한 투자유치 등을 디노랩 선정 스타트업과 함께 하기로 했다. 추가로 7월 말과 8월에 두 번째 일대일 매칭데이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뒀다.

최근 손 회장이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화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어 스타트업과 협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2019년 4월 디노랩사업을 우리은행에서 우리금융지주로 이전해 그룹사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리금융지주는 디노랩을 통해 2019년 기준 누적 매출 247억 원, 업무협약 등 관련 협약 115건 체결, 투자유치 95억 원 등의 성과를 냈다.

이에 더해 6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신설하면서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업강화를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화 10대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우리금융지주는 디노랩 선정 스타트업과 사업협력에서 가시적 성과도 드러내고 있다. 

베트남 우리은행은 17일 2020년 디노랩 선정 스타트업인 핀투비와 함께 매출채권 할인서비스를 선보였다. 

베트남 우리은행은 구매기업에서 받은 매출채권 및 협력업체 정보, 매출채권 등록, 결제, 할인 약정 및 실행 등 모든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했다. 핀투비가 보유한 매출채권 할인서비스를 베트남 우리은행 업무와 연계해 디지털화한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하반기에도 디노랩 선정 스타트업과 사업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디지털혁신부 관계자는 "핀투비와 매출채권 할인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디노랩 참여 기업과 협업을 지속해서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그룹 차원으로 디노랩이 편입된 만큼 스타트업과 계열사 사이에 협력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