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낮추며 지급해야할 보험금 부담을 줄이고 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수익성을 방어하고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도입에 앞서 저축성보험 비중도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영묵, 삼성생명 저축성보험 이율 낮추고 비중 줄여 수익방어 골몰

▲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8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저축성 보험의 공시이율이 달마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1월 2.56%, 2월 2.5%, 3월 2.49%, 4월 2.47%, 5월 2.44%, 6월 2.42%, 7월 2.42%로 꾸준히 하락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공시이율은 5년물 국채금리와 연동되는 면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이는 섣불리 말하기 힘들다”며 “다만 경기불황에 따라 채권금리가 하락하면 공시이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공시이율은 은행 정기예금이율이나 회사채, 국고채의 수익률 등 시중금리와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고려해 일정기간마다 공시하는 상품별 이율을 말한다. 주로 저축, 연금 등 저축성보험에 적용된다.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고객에게 지급하는 만기환급금이나 중도해지환급금이 줄어든다. 

전영묵 사장이 공시이율을 지속해서 낮춘 데는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빅컷’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0%대로 인하한 데 따른 것이다.  

보험사는 보험계약자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보험사가 투자하는 채권은 주로 국공채인데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채권금리도 낮아져 수익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의 1분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81%로 4%를 넘어선 교보생명보다 0.41%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삼성생명의 2019년 운용자산 이익률은 3.49%로 2018년보다 0.53%포인트 하락했다.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면서 24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운용자산 이익률이 0.05%포인트 낮아진 데 비해 삼성생명의 운용자산 이익률 하락폭은 더욱 컸다. 

0%대 기준금리가 지속된다면 올해 이익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수익률이 하락하는 만큼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을 줄일 필요성이 높아진다.

전 사장은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 인하 이외에 저금리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4월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내리기도 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로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운용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의미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낮아지면 보험료가 5~10% 늘어난다.

다만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 인하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영향 이외에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앞선 전략적 선택이라는 측면도 있다.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이 시행되면 현재 자산으로 평가되는 저축성보험이 모두 부채로 평가되기 때문에 재무 건전성 차원에서 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여왔다.

실제로 생명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신계약액은 2016년말 56조4482억 원에서 2017년말 49조4278억 원, 2018년말 35조9062억 원, 2019년말 30조6406억 원으로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