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오리온의 새 성장동력으로 내건 '4대 신사업'은 정상궤도에 올랐는가?

간편대체식사업과 음료사업은 순항하고 있다. 반면 디저트사업은 속도조절을 하고 있고 건강기능식사업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허인철이 내건 오리온 4대 신사업, 간편대체식과 음료사업만 순항 중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


18일 오리온 관계자에 따르면 오리온은 간편대체식(CMR) 분야에 이어 음료 분야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오리온은 간편대체식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닥터유' 브랜드를 음료사업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16일 닥터유 단백질 드링크를 내놓은데 이어 연내에 비타민 음료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시기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닥터유 브랜드를 사용한 건강음료를 추가로 내놓을 것"이라며 "앞으로 닥터유 브랜드를 이용하는 식품 카테고리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인철 부회장은 2014년 취임하면서 간편대체식사업과 음료사업, 디저트사업, 건강기능식사업을 오리온의 '4대 신사업'으로 꼽았다. 이 신사업을 통해서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허 부회장은 2017년부터 신사업에 투자를 본격화했다. 2017년 12월 제주도에 1천200억 원을 투입해 먹는샘물 공장을 지은데 이어 2018년 7월에는 경남 밀양에 620억 원을 들여 간편식을 생산하는 공장도 지었다.

이후 오리온은 영양학 브랜드인 '닥터유', 프리미엄 제과 브랜드 '마켓오'를 사용해 시리얼, 시리얼바, 영양바 등의 제품을 잇따라 내놨다.

닐슨코리아가 2018년 내놓은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오리온은 영양바시장에서 점유율 75%를 보였다.

또 2019년 4월에 출시한 닥터유 에너지바는 출시 1년 2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500만 개를 나타내는 등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허 부회장은 올해 3월 주총에서 "먹는샘물과 간편대용식 등 신규사업이 국내외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며 미래 먹거리로 육성시키겠다"면서 "올해 효율 중시, 수익 중시 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핵심 경쟁력인 제품력을 더 제고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사업 가운데 디저트 사업은 속도조절을 하는 양상이 역력하다.

오리온은 2017년 12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시작으로 디저트 전문점 '초코파이하우스'를 열고 제빵류 제품을 디저트로 재해석해 판매하고 있다.

오리온은 현재 인천공항과 용산역, 부산역 등 주요지역에 초코파이하우스 1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초코파이하우스는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 관계자는 "디저트사업은 과자를 고급화한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업으로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는 않지만 현재로서는 간편식과 음료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건강기능식 사업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2017년 로빈슨파마와 손잡고 비타민과 미네랄, 허브 등의 건강기능식 분야 진출을 타진했으나 제품 원료 일부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판권 계약 자체가 무산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건강기능식 분야의 사업성과 오리온만의 차별화 포인트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손효주 연구원에 따르면 오리온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1490억 원, 영업이익 3869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보다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18%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