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코리아가 하이브리드SUV 라인업을 몸집별로 촘촘히 꾸리고 국내 친환경차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차급별로 소형 UX, 준중형 NX, 대형 RX 등 모델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도심주행에 최적화해 만들었다는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 NX300h를 직접 타봤다.
◆ 매서운 첫인상, 실내는 장인의 수제품 같아
3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월드몰에서 렉서스코리아의 NX300h 미디어 시승행사가 열렸다.
블랙 색상의 이그제큐티브 트림(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이 시승차량으로 제공됐다.
NX300h는 ‘슈프림’과 상위트림인 ‘이그제큐티브’ 두 가지로 구성된다. 이그제큐티브에만 통풍시트, 메모리시트 등 몇몇 옵션들이 장착돼 있다.
시승은 롯데월드몰에서 경기도 가평에 있는 한 카페까지 왕복 10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도심과 고속도로는 물론 구불구불한 산길에서도 차를 몰아볼 수 있었다.
NX300h의 첫인상은 날카로우면서도 듬직했다.
자동차의 ‘눈’으로 불리는 헤드램프 디자인이 얇은 삼각형 모양인 데다 움푹 패어 있기까지 해 매서워 보였다.
전반적으로 낮고 넓은 차체나 보닛이나 차량 옆면부의 굴곡진 디자인은 묵직한 인상을 풍겼다. 렉서스 브랜드 특유의 스핀들 그릴도 눈길을 끌었다.
NX300h에 올라타자 대시보드 가운데 놓인 아날로그 시계가 눈에 띄었다.
외관과 달리 내부는 다소 투박했는데 오히려 장인이 공들여 만든 수제품 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 조용하지만 힘세, 도심 주행에 최적화
NX300h는 무척이나 조용했다.
시동을 걸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는데도 전기차만큼이나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아 깜짝 놀랐다.
속도가 붙을수록 엔진 소음도 커졌지만 차를 타는 동안 시끄럽다는 느낌은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 노면을 통해 실내 탑승자들에게 전달될 법한 노면소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NX300h의 진가는 꽉 막힌 도로 위에서 드러났다.
브레이크 페달은 묵직하면서도 기민하게 반응했다. 또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정지상태에서도 곧잘 앞으로 나아가는 게 멈춤과 출발을 반복해야 하는 도심 주행에 적합해 보였다.
렉서스코리아가 내건 ‘도심에 가장 적합한 단 하나의 프리미엄 SUV’라는 타이틀에 저절로 수긍이 갔다.
조향감은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차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스티어링 휠(핸들)을 제어해주는 기능(차선 추적 어시스트)이 적용된 데다 원체 차체가 흔들림이 없는 덕분인지 크게 굽이진 길이 아니고서는 운전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설정하고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XN300h는 더욱 경쾌하게 힘을 냈다.
NX300h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모두 3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하는데 에코와 스포츠를 중점적으로 비교해 봤다.
가파른 길을 오를 때 차이점이 확연히 나타났다. 에코모드일 때는 언덕길을 오르면 다소 힘에 부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스포츠모드일 때는 잘 치고 올라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속 능력도 달랐다. 시속 100km까지는 에코모드일 때나 스포츠모드일 때나 별반 다르지 않은데 100km를 넘어가면 엔진 소음 크기에서부터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NX300h는 2.5리터 가솔린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엔진을 얹고 있다. 최고출력 199마력, 최대토크 21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 애매한 몸집과 부족한 첨단사양은 아쉬워
NX300h는 차급으로 따지면 준중형SUV에 속하는데도 뒷좌석은 다소 좁다고 느껴졌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둘 사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여유롭지만 뒷좌석이 비좁아 가족용 차량으로 이 차를 고를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 같았다.
NX300h의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는 각각 4640mm, 1845mm, 1640mm, 2660mm다. 현대자동차의 준중형SUV 투싼보다 전장은 165mm 길지만 휠베이스는 10mm 짧다.
음성인식 시스템이나 주차 보조시스템 등 첨단사양이 부족한 점도 아쉬웠다.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는 꽤 인상적이었다.
노트북의 터치패드처럼 운전자는 운전석 옆에 놓인 패드에 손을 올려두고 내비게이션 등 화면을 조작할 수 있다. 운전자가 몸을 앞쪽으로 구부리지 않고 꼿꼿이 앉은 채로 손만 움직이면 되는 셈이다. 다만 익숙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 싶었다.
하이브리드 SUV답게 연비는 꽤나 훌륭했다.
시승을 마친 뒤 확인한 연비는 13.5km/ℓ다. 시승차량의 복합연비인 12.0km/ℓ보다 높게 나왔다. 에코모드 70%, 스포츠모드 30%로 운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