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인수금융시장 침체에도 ‘큰 손’인 한앤컴퍼니와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으로서는 한앤컴퍼니가 인수합병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인수금융으로 실적을 쌓을 기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한앤컴퍼니의 SK케미칼 바이오에너지사업부 인수금융을 주관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2월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사업을 3825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 맺었다.
매입금액 가운데 2천억 원가량을 NH투자증권에서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앤컴퍼니는 2019년 한 해 동안 인수금융 4조6천억 원을 조달했다. 2019년 전체 인수금융 22조3천억 원 가운데 20%가 넘는 금액을 조달한 인수금융시장 ‘큰 손’이다.
NH투자증권은 한앤컴퍼니의 오랜 인수금융 파트너로 꼽힌다. 2019년에만 1조3천억 원이 넘는 한앤컴퍼니 인수금융에 참여했다.
한앤컴퍼니가 2015년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때도 NH투자증권이 인수금융을 주관했다. 이 외에도 NH투자증권은 쌍용양회, 에이치라인해운 등 한앤컴퍼니의 투자처 인수금융도 맡았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수합병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인수금융시장도 침체를 겪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538억 원, 순이익 310억8700만 원을 냈다. 2019년 1분기보다 영업이익은 77.3%, 순이익은 81.9% 급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급증했음에도 기업공개, 인수금융 등 투자금융(IB)부문 영업이 위축된 탓이다.
NH투자증권으로서는 한앤컴퍼니와 돈독한 파트너십 덕분에 SK케미칼 바이오에너지사업부 인수금융으로 실적을 쌓아 가뭄에 단비를 만난 셈이다.
한앤컴퍼니는 볼트온 전략을 적극 구사하는 사모펀드로 꼽히는 만큼 인수합병시장에 꾸준히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볼트온(Bolt-on) 전략이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적으로 연관있는 다른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 것을 말한다.
한앤컴퍼니가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사업을 인수한 것 역시 기존 투자처인 에이치라인해운, SK해운은 물론 나아가 케이카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바이오에너지사업의 성장성이 높이 평가되는 만큼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한앤컴퍼니가 관련 기업을 추가로 인수할 수도 있다.
1분기 부진을 만회하는 것이 절실한 NH투자증권으로서는 인수금융 실적을 쌓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인수금융으로 발행되는 채권은 일반회사채보다 금리가 높아 수익성 좋은 투자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번 SK케미칼 바이오에너지사업부 인수금융은 4%를 웃도는 금리가 보장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금융에 참여한 금융사는 리파이낸스 등 후속거래에도 참여 할 수 있고 인수금융시장 트랙레코드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인수금융시장을 향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