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이어가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대형 도시정비사업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해야만 롯데건설 등 경쟁자들의 도전을 뿌리칠 수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선두권으로 평가받지 못했던 롯데건설의 상승세가 가파른 데다 한남3구역의 수주 여부에 따라 ‘3강’으로 여겨지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24일 기준으로 국내 건설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도시정비사업 수주 금액 1조5887억 원을 확보했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도시정비사업 수주금액 1조2천억 원을 넘어서는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건설은 2019년 2조8322억 원을 수주해 도시정비사업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올해 들어 5월까지 1조2130억 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해 롯데건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23일 9255억 원 규모의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면서 1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건설이 롯데건설을 제치고 올해 도시정비 수주 1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을 반드시 따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주금액 차이는 약 3700억 원인데 이는 상당한 규모의 재개발사업을 확보하지 못하면 따라잡기 어려운 격차로 여겨진다.
하지만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시장은 상반기 반포3주구(8100억 원)와 한남3구역(1조8880억 원)을 끝으로 하반기에는 비교적 중소형 사업의 시공자 선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에만 뛰어들기 때문에 이를 놓치게 된다면 롯데건설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은 물론 대림산업, GS건설에 순위 역전을 허용할 수도 있는 셈이다.
올해 GS건설은 3287억 원, 대림산업은 3073억 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해 이 분야에서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GS건설과 대림산업 모두 한남3구역을 수주하면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을 제치고 단번에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에 오를 수 있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수주에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GS건설, 대림산업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 조합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데다 입찰 기호에서 1번을 받아 최종 투표에서도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재건축 경쟁이 치열할수록 기호 1번이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경쟁사보다 조합원에게 유리한 여러 조건을 내놓은 만큼 긍정적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재건축조합이 제시한 마감수준을 지키면서도 예정 공사비보다 약 1500억 원이 절감된 1조7377억 원의 공사비를 제안했다.
현대건설의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활용하고 현대백화점 등을 단지 안에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