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주관하는 SK바이오팜 상장을 시작으로 기업공개시장이 되살아나면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공모금액 1조 원대의 ‘대어급’ 기업공개 추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으로서는 SK바이오팜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크래프톤 등 대규모 기업공개 주관도 바라볼 수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 상장을 시작으로 기업공개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기업공개시장에 2017년을 끝으로 2018년과 2019년에는 공모규모가 1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거래가 없었던 만큼 SK바이오팜 상장이 흥행하면 이후 추진되는 ‘대어급’ 기업공개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6월23일과 24일 이틀 동안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고 6월 안에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바이오팜은 1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SK바이오팜은 1957만8310주를 공모한다. 공모예정가는 3만6천~4만9천 원이고 공모예정금액은 7048억~9593억 원이다.
공모규모가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9년 기업공개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던 한화시스템의 공모규모가 4천억 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대어급’이라 할 만한 수준이다.
공모금액이 1조 원에 이르는 기업공개는 2017년 상장한 넷마블(2조6600억 원), ING생명(1조1100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1조88억 원) 이후 사실상 전무하다.
SK바이오팜 상장이 약 3년 만에 등장한 ‘대어급’ 기업공개인 만큼 비슷한 규모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SK바이오팜 상장 흥행 여부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 가운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태광실업, 호텔롯데 크래프톤 등은 SK바이오팜과 더불어 공모규모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기대주로 꼽힌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고 태광실업은 한국투자증권, 호텔롯데는 미래에셋대우와 BOA메릴린치, 시티글로벌마켓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대어급’ 기대주로 꼽히는 기업 가운데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크래프톤은 아직 주관사를 선정하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이 SK바이오팜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크래프톤 기업공개의 주관사 자리를 따내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NH투자증권으로선 코로나19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규모 기업공개인 SK바이오팜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경험을 더욱 앞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1분기 게임회사들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한 만큼 크래프톤이 기업공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래프톤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082억 원, 영업이익 3524억 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99%, 영업이익은 256%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한동안 침체를 겪었던 기업공개시장이 최근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데 따라 곧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