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벨기에 대형오피스인 ‘파이낸스타워’ 인수와 관련된 수수료수익으로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메리츠증권은 인수가 마무리된 파이낸스타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성공적 상장을 통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순이익 1023억 원을 거둬 시장 예상치인 784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2018년 1분기부터 9분기 연속으로 순이익이 1천억 원을 넘었다.
NH투자증권이 1분기 순이익 31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9% 급감하고 KB증권이 적자전환하는 등 증권사들 실적이 부진한 것과 비교하면 메리츠증권의 실적은 더욱 눈에 띈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1분기에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와 관련된 인수주선 및 자문수수료 증가 등으로 투자금융(IB)부문에서 견조한 수수료수익을 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강점을 보여온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공모리츠 추진 등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위해 노력해왔는데 그 성과를 본 셈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부터 대면영업이 제한되는 등 최근 투자금융부문에서 새로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메리츠증권은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인수가 마무리된 파이낸스타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5월 안에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모리츠 활성화방안에 따라 완공된 건물에 투자하는 비개발 위탁관리 리츠는 상장예비심사가 면제된다.
투자금융업계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5월에 제이알글로벌리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준비기간을 거쳐 6월 말 전후로 청약 등 공모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제이알투자운용과 손잡고 파이낸스타워 인수에 8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는 등 인수단계부터 참여하면서 공모리츠를 추진해왔다. KB증권과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상장을 성공으로 이끌면 투자금융부문 실적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일반 공모규모는 45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또 해외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첫 공모리츠인 만큼 메리츠증권은 의미있는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리츠시장에서 경쟁력을 더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상장 추진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벨기에 정부가 15년 장기임차 계약을 맺는 등 파이낸스타워 수익성이 확실한 만큼 공모상장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상장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3500억 원 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상장전지분투자(Pre-IPO)에도 공동주관사인 KB증권과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메리츠증권의 투자규모는 1천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이 주관사로서 공모 미달분이 발생하면 잔액을 인수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음에도 지분투자에 나선 것은 수익성과 관련된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상장주관사의 지분투자는 공모청약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