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11번가 대표이사 사장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며 11번가를 ‘커머스포털’로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3일 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온라인공간이 아니라 플랫폼으로서 고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부터 정보 제공부터 상품 검색, 결제, 배송, 반품·환불 등 쇼핑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총괄하는 ‘커머스포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장이 다음커뮤티케이션 검색부문장을 거쳐 SK텔레콤 AI(인공지능)사업단 단장, 서비스플랫폼사업부 사업부장 등으로 일한 검색 및 인공지능 전문가인 만큼 이런 경험을 11번가에 적극 녹이는 것이다.
지난해 내놓은 ‘실시간 쇼핑 검색어’와 동영상 리뷰 ‘꾹꾹’서비스는 입소문을 타며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실시간 쇼핑 검색어는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상품의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며 ‘꾹꾹’은 제품 리뷰를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서비스다.
다른 이커머스업체들이 빠른 배송과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 구성에서 경쟁력을 찾고 있다면 11번가는 플랫폼 자체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다.
상품정보 검색을 포털사이트가 아닌 11번가에서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정비해 고객들이 쇼핑을 하는 과정에서 11번가 플랫폼에 계속 머무르게 하는 전략이다.
이커머스업계도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자만의 고유한 서비스나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11번가가 다른 곳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경력 개발자를 채용하는 등 ‘커머스포털’을 만들기 위한 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11번가는 한때 매각설에 시달리기도 했는데 지난해 흑자전환에 처음 성공한 데에는 이 사장의 커머스포털 전략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고객에게 ‘커머스포털’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면서 2020년 또 한번 성장하는 11번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올해 동영상 리뷰 ‘꾹꾹’ 서비스에 ‘내가 올린 동영상’ 기능도 추가했다.
동영상 리뷰를 모아서 볼 수 있는 기능으로 사람들이 동영상에 얼마나 추천을 했는지는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동영상을 놓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궁금해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또 ‘리뷰어 랭킹’을 매겨 높은 등수의 고객들에게는 무료로 제품을 제공하고 동영상 리뷰를 올리도록 유도하는 등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고객들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고객과 함께 만드는 동영상 기반의 V-커머스로 다른 이커머스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