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
KB금융그룹도 코로나19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금융권 전반에 코로나19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력 계열사 대표들의 위기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11~12월 동시에 임기가 끝나는
허인 KB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분기마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강력한 KB국민은행장 후보로 꼽힌다.
24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박정림 사장이 올해 1분기 가장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KB증권은 1분기에 순손실 147억 원가량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특히 박 사장이 담당하고 있는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부문의 손실이 KB증권뿐만 아니라 KB금융지주 전체 실적을 깎아먹으면서 체면을 구겼다. 올해 KB증권이 여러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기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비춰볼 때 1분기 실적은 더욱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다만 KB증권 관계자는 “주가 급락 및 시장 변동성 확대로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의 상품 운용 관련 실적이 저조했지만 특정부문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는 양호했다”며 “1분기 손실의 일정 부분은 시장이 안정되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허인 행장과
양종희 사장,
이동철 사장은 모두 나름 선방했다.
KB국민은행은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순이익이 늘었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5863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4% 증가했다. 그러나 신한은행(6265억 원)보다는 적어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지 못한 데다 하나은행(5546억 원)에게 바짝 따라잡혔다.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허 행장의 위기관리 역량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허 행장은 1분기까지는 건전성 관리에서도 성과를 냈다.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36%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허 행장에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올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른 주력 계열사 대표들이 KB국민은행장 자리를 겨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허 행장은 여러 사람에게 도전을 받으면서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 행장은 2017년 11월 임기를 시작해 지난해 1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11월 임기가 끝나지만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양종희 사장과
이동철 사장 역시 1분기에는 ‘합격점’을 받았다.
양 사장은 특히 코로나19로 뜻밖의 수혜를 입으면서 오랜만에 기분 좋은 실적을 냈다. 1분기 순이익이 72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5%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야외활동이 줄면서 자동차사고 발생 자체가 줄어든 덕분이다.
다만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화하면 보험계약 해지가 늘어나고 전체 보험가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걱정거리일 것으로 보인다.
이동철 사장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5.3% 증가한 821억 원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여전히 뇌관으로 남아있다. 소비심리 저하로 카드 사용이 줄어든 데다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는 줄고 연체율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