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자 공공기관 채용에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며 정부도 그동안 유지해오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도 조금씩 완화하고 있어 공공기관 채용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채용 시작,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봄이 온다

▲ 1월8일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aT센터에서 열린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공공기관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며 그동안 미뤄왔던 공공기관들의 채용이 하나둘 재개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6월14일 신입사원 선발을 위한 필기시험을 치른다.

한국철도는 해마다 공공기관 가운데 채용 규모가 크고 일정이 가장 빨라 취업준비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는다. 올해 한국철도 상반기 채용 필기시험 대상자만 해도 4만4천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철도는 1월27일 85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4월25일 필기시험을 치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철도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자 필기시험을 6월로 두 달가량 미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며 6월에는 필기시험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현재 신입사원 선발과 관련해 채용일정 재연기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와 마찬가지로 채용규모가 커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높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4월 초 상반기 신입사원 408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필기시험은 5월16일 치러진다. 건강보험공단은 통상적으로 최종 합격자의 7배수를 선발해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어 필기시험을 보기 위해 모이는 인원은 28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공단은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만큼 코로나19 확산을 경계하기 위해 채용 공고와 함께 코로나19 관련 주의 사항을 함께 게시했다. 

건강보험공단은 필기시험으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기존에는 3개 학교에서 필기시험을 치렀지만 이번에는 5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아직까지 채용 관련 일정을 연기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상황을 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IBK기업은행은 13일 신입사원 250명을 선발한다는 채용 계획을 내놨으며 한국환경공단도 20일 신입사원 15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IBK기업은행과 한국환경공단의 필기시험 일정은 각각 6월13일, 5월23일 치러진다. 

KDB산업은행은 3일 하반기 신입행원 50명 채용공고를 내고 17일까지 지원서 접수를 받았다. 필기시험은 5월16일에 치른다. 

정부가 5월5일까지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연장하긴 했지만 일부 제한을 완화하며 채용시험 등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사회적 거리두기’ 일부 제한 완화방침을 발표하며 “필수적 자격시험이나 채용시험 등은 방역수칙의 철저 준수를 조건으로 제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민간기업이 채용일정을 미뤘을 뿐만 아니라 규모를 줄이거나 취소하고 있어 취업준비생들이 공공기관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 취업준비생은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코로나19로 공공기관 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공공기관 채용규모는 그대로라고 한다”라며 “일반기업들은 채용을 줄이고 있는데 공공기관은 줄이지 않아 다행”이라는 글을 남겼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8일 열렸던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 개회사에서 2020년 공공기관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만5653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맞춰 공공기관들은 채용일정과 규모 등을 마련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당초 계획대로 채용일정이 진행되지 못했다. 

잡코리아가 기업의 인사담당자 4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 관련 채용계획 변화’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업의 74.6%가 예정돼있던 채용을 미루거나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시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지만 여전히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 채용일정이 연기될지 모른다는 불안도 남아있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침에 따라야 하는 공공기관으로서는 채용일정을 모두 미룰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채용일정이 많이 미뤄진데다 신입사원 채용은 내부 인사와도 연결돼 있어 마냥 늦출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