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재건축사업에 리츠 방식을 도입함에 따라 사업방식에 관한 재건축사업 조합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전까지 조합원들은 재건축사업의 일반분양분을 선분양하거나 후분양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수익 창출이라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 특정 조합이나 현금여력이 있는 일부 일반수분양자들에게 독점됐던 사업이익이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 주택가격 안정화를 이루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사업에 리츠를 활용하는 것이 기존 부동산 분양시장의 불합리함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이 추진하는 재건축 리츠사업은 재건축 과정에서 나오는 일반분양분을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를 통해 임대주택으로 운영하고 운영기간이 끝나면 일반에 매각하는 것이다.
재건축조합이 이런 방식을 선택하면 일반분양 물량을 감정평가금액으로 리츠에 현물출자하고 주식을 받는다.
대우건설은 반포 3주구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제일 먼저 재건축 리츠사업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남권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사업규모 8천억 원가량의 대형 사업이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2파전 구도를 형성해 수주를 위한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일반분양하는 후분양 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후분양과 재건축 리츠사업 가운데 무엇을 고를지는 결국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조합원들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조합원들이 만약 대우건설의 리츠 방식을 선택한다면 일반분양을 진행하지 않아도 돼 7월28일부터 적용될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에 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주식을 보유해 운영기간에 발생하는 임대수익뿐 아니라 운영기간 이후 매각에 따른 차익실현도 가능하다. 언제라도 주식을 일반에 매각해 유동화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김형 사장은 리츠를 대우건설의 새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아왔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를 활용한 투자개발 및 자산 운용업은 안정적 체계를 갖춰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리츠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재건축사업과 시너지를 거둘 방법을 검토했다. 기업가치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신사업 리츠를 통해 주력인 주택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이번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수주전 결과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리츠사업의 수익성에 관해 조합원들을 얼마만큼 설득할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 준공까지 끝나 리츠가 실질적으로 운용되려면 최소 5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부동산 경기에 따라 수익성이 갈릴 수도 있다. 부동산을 실제로 처분할 때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가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재건축 리츠방식을 승인할지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