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4-14 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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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원 이뮨메드 대표이사가 한발 앞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치료제의 빠른 상용화를 위해 해외에서도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김윤원 이뮨메드 대표이사.
1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뮨메드가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가운데 선두권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뮨메드는 올해 3월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항체 신약 ‘hzVSF(바이러스 억제물질)’를 코로나19 환자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승인을 받았다.
확실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hzVSF가 폐렴 치료를 위해 실제 환자에게 투약된 국내 최초의 임상시험 의약품이 된 것이다.
hzVSF는 바이러스 억제제로 이미 환자에게 투약돼 효과를 보고 있다.
hzVSF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목적으로 8건이 사용됐는데 이는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3개 의약품 가운데 가장 많다. 투약한 환자 가운데 2명은 완치됐고 1명은 바이러스 소멸 등의 효과를 봤으며 모두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결과에 이뮨메드는 투자자들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뮨메드는 비상장회사인데 이뮨메드에 투자한 SV인베스트먼트, 마크로젠, 우노앤컴퍼니 주가는 3월26일 일제히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SV인베스트먼트와 마크로젠은 각각 이뮨메드 지분 9.29%, 4.5%를 보유하고 있고 우노앤컴퍼니는 자회사를 통해 10억 원을 투자했다.
hzVSF는 본래 B형간염 치료제로 개발되던 물질로 임상1상을 통해 안정성이 확인됐다. hzVSF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세포막 바깥으로 밀어내는 단백질에 결합해 바이러스에 감염돼 세포를 죽이는 기전을 갖고 있다.
김윤원 대표는 hzVSF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뮨메드는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 hzVSF의 임상에 진입하기 위해 세포실험 결과 등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hzVSF가 정식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해서는 세포실험부터 동물임상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식약처로부터 임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약물이 세포 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지를 살피는 세포실험에서 코로나19를 억제하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추가적 세포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김윤원 대표는 “hzVSF가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는 것은 특정 세포 내에서가 아니라 체내에서 세포 사이에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효과를 내는 것”이라며 “hzVSF를 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 투여해 증상을 개선하는 성과를 냈는데도 세포실험 결과 때문에 임상이 보류되고 있는 것은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10일 2명~24명의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 목적으로 hVSF를 투약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하지만 이는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허가는 아니다. 치료 목적 사용제도는 대체 치료제가 없는 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를 위해 의사나 기업 등이 아직 판매허가를 받지 못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해외에서 hzVSF 임상을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임상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국가에서 빠르게 상용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남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 hzVSF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이뮨메드에 임상 진행을 타진해오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병원들이 개별적으로 hzVSF를 신청해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하고 치료제 개발은 해외에서 진행할 것“이라며 ”파트너와 협의를 마치는데로 해외에서 긴급임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뮨메드는 바이러스 억제물질과 백신 등을 제조,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이뮨메드는 김 대표가 2000년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의 권유로 세웠다. 김 대표가 대학 교수 시절, 인간의 몸 안에 바이러스 억제물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해 이를 치료제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대학선배였던 서 회장이 지원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미생물면역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림대 의대 교수를 역임했다.
이뮨메드는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항바이러스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5년 SV인베스트먼트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아 바이러스 억제물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