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들이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강원랜드의 특별법 시효 연장을 두고 시장과 지역사회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강원랜드의 휴장이 길어지며 지역사회에서는 세금 감소, 경기침체 등 특별법 종료 이후를 미리 체감하는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특별법 연장 목소리가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총선 공약에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 지위 연장 기대 품어

▲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이사 사장.


13일 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대부분 후보들은 정당에 관계없이 특별법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김동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특별법 주민들의 투쟁의 결과물이고 폐광지역의 희망의 씨앗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며 “2035년까지 특별법을 연장하고 장기적 과제로 법의 기한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철규 미래통합당 후보도 “특별법의 유효기간을 10년 연장해 폐광지역의 안정적 개발을 지원하겠다”며 "다음세대들이 마음 놓고 정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강원랜드가 영속적으로 존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특벌법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것은 강원랜드가 지역사회에서 핵심 세금 수입원일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IR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2019년 한 해 동안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1455억 원을 납부했다. 

강원랜드가 2018년 1248억 원을 납부했던 것과 비교하면 16.5% 늘어났다. 이는 강원랜드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특별법 제11조와 시행령 제16조에 따라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의 25%를 강원도에 납부하고 있기 때문에 강원랜드의 영업이익이 늘면 납부금액도 늘어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강원랜드의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원도가 강원랜드로부터 거둬들일 세금 또한 줄어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가 6월까지 카지노 영업장을 휴장한다면 올해 2분기 강원랜드의 영업적자는 943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에 이 연구원은 2분기에 강원랜드가 영업이익 1278억 원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강원랜드는 2월23일부터 4월20일까지 57영업일 휴장이라는 사상 초유의 장기휴장을 결정했다.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강원랜드가 57영업일을 휴장하며 발생한 예상 매출 손실액만 해도 2096억 원에 이른다. 

특히 이번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마치 특별법 이후와 비슷한 상황을 미리 체감한 것처럼 느끼는 지역주민들과 지역사회는 특별법 연장을 두고 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코로나19로 강원랜드가 휴장에 들어가며 강원랜드 주변의 소매점, 음식점, 택시, 버스 등이 모두 타격을 입고 있다.

한 지역주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5년 뒤 특별법 종료 이후를 미리 보는 느낌이다”라며 “주변 가게뿐만 아니라 영세한 택시기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특별법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강원랜드는 그동안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카지노라는 독점적 지위를 잃게 된다. 
 
강원랜드, 총선 공약에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 지위 연장 기대 품어

▲ 강원랜드 홈페이지의 소개 페이지 갈무리.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카지노가 대부분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것과 달리 강원도 정선군에 위치해있는 강원랜드의 지역적 특성상 이들과 경쟁해 외국인을 이끌기도 쉽지 않아 특별법 종료 이후 강원랜드의 실적은 장담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특별법은 한시법으로 2025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2005년과 2015년에 각각 10년씩 두 차례 연장된 바 있다.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특별법 종료를 앞두고 올해 실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봤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문 사장은 1월 열린 2020년 강원랜드 신년인사회에서 "과거 20년 동안 내국인 출입 카지노의 독점적 지위로 사업을 순조롭게 해왔다“며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효가 2025년 종료돼 내국인 출입이 금지되면 강원랜드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 사업자는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내야하는 기금과 세금이 많다"며 "카지노의 실적이 좋지 못해 세금을 많이 내지 못하게 된다면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세금을 받지 못하는 쪽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