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기자 kwyoung@businesspost.co.kr2020-04-1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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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원내 1당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단독 원내 과반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앞 줄 왼쪽)과 이해찬 대표(앞 줄 가운데), 이인영 원내대표(앞 줄 오른쪽).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이나 조국 전 장관 문제를 이슈화하려는 미래통합당의 공세에 전혀 대응하지 않고 있다.
대신 코로나19 사태라는 '국난' 극복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을 확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의 이런 '소극적' 대응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의석 수 계산을 끝내고 지키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더불어시민당에 범민주당계인 열린민주당 의석까지 합하면 실질적 국회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개 선거 막바지에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엄살'을 부리기도 하지만 올해 총선에서 민주당은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예상 의석 수는) ‘130석+α(알파)’인데 130석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확보 가능할 것 같고 알파의 크기가 얼마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지역에서 초박빙이 많아서 거기서 추가로 (의석을) 얻으면 다 흑자(알파)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의석 수 전망과 관련해 이 위원장은 “열린민주당 변수가 있었고 더불어시민당이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이라는 걸 아직도 많은 분이 잘 모른다”면서도 “그게 지금 알려지는 과정이라서 당초 목표 17석 정도까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서 나오는 총선 판세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전체 121석 가운데 90~92석 가량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대 총선보다 10석 가량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서울 35석, 경기 40석, 인천 7석 등 모두 82석을 얻었다.
민주당은 서울 33곳과 경기 45곳, 인천 7곳 등 85곳에서 우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수도권 경합지역은 서울 7~10곳, 경기 14~15곳, 인천 3~4곳 정도 꼽히는데 민주당이 이 가운데 가운데 10석만 얻어도 수도권에서 95석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호남(전체 28석)에서는 압도적으로 높은 당 지지도를 바탕으로 24~26곳을 확보해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23석)에게 내줬던 텃밭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예상대로라면 수도권과 호남 지역만 합해도 120석 전후의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민주당은 세종·대전·충청(전체 28석)에서 20대 총선 수준의 의석 확보는 무난하다고 바라본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충청권에서 얻은 의석은 12석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목표 의석 수를 지난 총선보다 4석 더한 16석으로 잡았다. 총선을 사흘 앞두고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충청에서 목표치 이상인 18석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총선 목표 달성의 관건은 부산·경남지역이다.
민주당 김영춘 부산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부산(전체 18석)에서 10석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부산 지역구 가운데 불과 6곳만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높은 목표였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산 지역 14~15곳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민주당 지역구 6곳을 지키고 접전지역 일부에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있어 결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경남(전체 16석)에서는 6석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확실한 우세지역으로 꼽히는 곳은 김해갑(민홍철)과 김해을(김정호) 등 4곳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민주당은 김두관 경남 선거대책위원장이 출마한 양산을 등 경합지역에서 의석을 추가해 목표 달성을 노린다.
대구·경북에서는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대구·경북선거대책위원장과 대구 북구을의 홍의락 후보가 기존 민주당 의석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강원(전체 8석)에서 원주갑(이광재)과 원주을(송기헌) 등 3곳이 우세하고 나머지 5곳은 모두 경합지로 분류하고 있다. 기존 민주당 의석이 1석인 점을 감안하면 역대급 성과를 일궈낼 가능성이 높다.
제주(전체 3곳)에서는 민주당의 싹쓸이가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4~17석 가량의 비례의석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다만 지지층이 겹치는 열린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의 비례의석을 잠식할 가능성은 변수다.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목표 의석을 25석으로 잡고 열린민주당과 정의당으로 향하는 ‘정당투표 누수’를 차단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9일 민주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문재인 정부의 두 날개”라며 “지역은 기호 1번 민주당, 정당은 기호 5번 시민당으로 힘을 모아주시고 이번만이라도 정당투표는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시민당에 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이는 2004년 17대에 이어 16년만에 대승을 거두는 게 된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여파로 152석을 확보했다.
다만 민주당은 과반 의석 확보 전망을 내놓는 데 조심스러운 태도도 보인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7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원래 (지역구 의석 목표를) 130석으로 시작했는데 상향 조정해 조금 더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경합지역이 많아 뭐 하나만 잘못해도 와르르 무너지기 때문에 상향 조정을 함부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