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대주주가 해외 원정도박 등으로 물의에 따른 죄값을 치르고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에 복귀해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는다.
정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의 해외사업에 탄력을 주기 위해 코스닥 상장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9일 네이처리퍼블릭에 따르면 정 대표는 실적 부진에 빠진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정 대표는 2003년 중저가 화장품 매장 더페이스샵 성공을 이끌며 ‘로드숍 신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2015년 해외 원정도박과 법조계 구명로비 혐의가 드러나 구속수감됐고 4년2개월의 수형생활을 마친 뒤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전격적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정 대표는 비용 절감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면서 혁신적 신제품을 내놓아 네이처리퍼블릭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정 대표의 구속 뒤 3명의 전문경영인들이 차례로 경영을 맡아왔지만 2016년 영업손실 96억 원을 내면서 현재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 대표는 우선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오프라인 직영점을 줄이고 온라인 판매망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정 대표의 구속 전까지 ‘수딩젤’과 ‘아쿠아 수분크림’ 등의 히트상품을 내놓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히트상품이 없다.
정 대표는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적 제품 개발을 통해 K-뷰티 재도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경영 효울화와 신제품 출시를 통해 네이처리퍼블릭의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4년부터 상장을 준비해 왔으나 정 대표가 구속수감되면서 계획이 좌초됐다.
정 대표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힘을 쏟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해외에서 2017년 매출 350억 원, 2018년 매출 432억 원, 2019년 3분기까지 매출 243억 원을 냈다. 정 대표의 경영 공백을 채워왔던 전문경영인들이 해외진출을 꾸준히 추진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더구나 네이처리퍼블릭과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했던 잇츠스킨과 토니모리가 2015년 모두 상장에 성공했기 때문에 경영에 복귀한 정 대표가 상장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정 대표의 경영복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 대표가 오너경영인으로서 책임감을 지니고 더페이스샵의 성공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정 대표가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력과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