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사업을 확장하는 데 넷마블 덕을 톡톡히 볼 수 있다.

넷마블이 엔씨소프트 지식재산으로 만든 게임들을 들고 먼저 해외로 나가면서 인지도를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해외진출에 넷마블 덕본다, 김택진 방준혁과 손잡은 효과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동남아시아사업 인력을 충원했다.

북미와 유럽, 일본과 대만 등에 지사를 세운 데 더해 아시아권도 사업역량을 갖춰두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해외사업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넥슨, 넷마블 등과 비교해 해외부문이 약하다고 평가를 받아왔다.

김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2020년 글로벌시장 진출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렇게 해외사업에 힘을 쏟는 과정에서 넷마블로부터 의도치 않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상반기 안에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아시아 24개 나라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24일 홍보 웹사이트를 열었다.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지식재산을 활용해 개발했다.

엔씨소프트도 블레이드&소울에 기반을 둔 모바일게임을 3종 준비하고 있다. ‘블레이드&소울M’과 ‘블레이드&소울2’, ‘블레이드&소울S’를 개발 중이다.

특히 블레이드&소울S는 해외 이용자들을 공략하기에 적합하다고 보고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먼저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도 해외에서 성과를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니지2M은 2019년 11월 한국에 나온 뒤 줄곧 매출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이 한국에서 자리를 잡으면 게임을 해외로 들고 나갈 계획을 세워뒀다.

이때도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이 ‘리니지2’ 지식재산을 세계에 알려둔 덕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2016년 12월 ‘리니지2 레볼루션’을 한국에 출시했다. 이후 일본과 동남아시아, 북미, 유럽 등으로 운영 지역을 차츰 넓혔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이 해외 각 지역에서 낸 성과를 분석해 해외진출 전략을 짜는 데도 참고할 수 있는 셈이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과 같은 지식재산에 바탕을 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일본에서 흥행한 점을 살펴보면 리니지2M도 일본 출시 기대감이 높다”고 바라봤다.
 
엔씨소프트 해외진출에 넷마블 덕본다, 김택진 방준혁과 손잡은 효과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2015년 2월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엔씨소프트-넷마블게임즈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5년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넥슨이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면서 김택진 대표는 경영권 위협을 받았다.

김 대표는 당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과 손잡았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이 발행하는 신주 9.8%를 3800억 원에 인수했고 넷마블도 엔씨소프트 지분 8.9%를 3900억 원에 사들여 3대주주에 올랐다.

김 대표는 당시 넷마블 지분을 매입하는 데 돈을 너무 많이 썼다고 주주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식재산을 얻어낸 넷마블이 거래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이후 저작권 수익을 꾸준히 벌어들이고 있고 이제는 해외진출을 하는 데 홍보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