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 주주들이 적자에서 좀처럼 탈출하지 못하는 경영진을 향해 불만을 넘어 행동에 나서고 있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이사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올해 실질적 성과를 내는 일이 시급해졌다.
게임빌 자회사 컴투스는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받았다. 송재준 컴투스 부사장과 이용국 컴투스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송 대표는 컴투스 대표이사 맡고 있다.
송 대표에게 27일 열리는 게임빌 주주총회는 더 중요하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라는 게임을 든든한 현금 창출원으로 뒀다. 새 ‘서머너즈워’ 게임들과 스토리게임 플랫폼 ‘스토리픽’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울 수 있다.
반면 게임빌 주주들은 잔뜩 뿔이 나 있다. 회사의 게임사업 역량을 놓고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게임빌이 2014년 ‘별이 되어라!’ 이후로 흥행게임을 내놓지 못하면서 게임빌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2015년 초 19만5천 원을 정점으로 2018년 초 9만5천 원, 현재 1만4천 원대까지 하락했다.
주주들은 장기적으로 대응을 하겠다며 2월부터 소액주주운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우선 임시 주주총회를 요구할 수 있는 지분율 3%를 모으는 중이다.
주주들은 구조조정부터 컴투스 매각, 대표이사 교체까지 회사가 살아날 방안들을 의논하며 취합하고 있다. 게임빌이 게임 개발 및 배급을 포기하고 지식재산을 제공하는 형태로 사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주주들은 송 대표가 게임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보다 컴투스 투자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한다.
게임빌은 23일까지 300억 원을 들여 컴투스 주식 31만 주를 사들였다. 게임빌이 보유한 컴투스 지분율은 29.38%가 됐다.
소액주주들은 송 대표가 이 현금을 게임빌 사업에 투자해야 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송 대표는 KB자산운용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KB자산운용은 게임빌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꿨다.
KB자산운용은 게임빌 2대주주로 지분율 13.98%를 들고 있다. 주가 7만 원대에서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해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 지분율을 차츰 높였다.
소액주주들은 지분이 충분히 모이면 KB자산운용에 손을 내밀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KB자산운용은 최근 효성티앤씨에 잉여현금을 배당하라고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냈으며 SM엔터테인먼트와 골프존 등을 상대로 주주행동을 취해 행동주의펀드로 꼽힌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분 보유목적을 바꾼 뒤 아직 구체적으로 게임빌에 제안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지만 게임빌 2대주주로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게임빌은 2019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도 적자가 나면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낸 데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게임빌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를 일본 등에 출시하고 ‘월드 오브 제노니아’(가제) 등 새 게임을 준비해 올해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용국 게임빌 부사장은 2월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은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고 흑자를 달성해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